| 이동기 ‘젠틀맨-싸이’(사진=갤러리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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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팝아티스트 이동기는 1990년대부터 꾸준히 매스미디어 사회 안에서 파편화된 이미지를 부각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팝아트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단순히 팝아트만으로 규정짓기에는 모자르다. 대중문화를 통해 남용되고 소비되는 숱한 상업적 이미지를 고찰하면서도 추상의 세계에 대한 탐구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가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무중력’이란 제목으로 열고 있는 개인전은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가수 싸이의 초상화가 우선 눈길을 끈다. 만화 주인공인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조합해 만든 ‘아토마우스’는 반항하듯 흐물거리는 모습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화점 전단지에서나 볼 수 있는 ‘파워세일’이란 문구와 북한식 포스터는 한 작품 안에서 묘하게 어울린다. 그러나 ‘비너스’와 ‘키스로 봉한 편지’ 등 추상화에서는 이 작가 특유의 키치적 가벼움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가늠케 한다. 신작을 포함해 25점이 전시됐다. 28일까지. 02-2287-3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