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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重·한화L&C 등 인수 고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콘크리트펌프카 생산업체 전진중공업의 대주주인 KTB프라이빗에쿼티(KTB PE)와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중순 전진중공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 중 눈에 띄는 곳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에버다임이다. 에버다임은 지난 2015년 현대백화점그룹이 신한PE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로, 콘크리트펌프카 시장점유율 1위 등 특장차 시장에서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에버다임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전진중공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모건스탠리PE가 보유하고 있는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화L&C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2년 인수한 리바트와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만약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구·건자재 등 인테리어 시장에서 업계 1위인 한샘을 넘어서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한화L&C의 인수가는 최소 3000억원 수준이다. 전진중공업과 한화L&C 인수를 모두 성사시킨다면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풍부한 자금력, M&A시장 ‘큰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의 경쟁력 확보에 힘 쓸 수 있는 이유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통해 현금성 자산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6월말 기준 약 5900억원(현금자산 및 금융자산 등)에 달하는 실탄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홈쇼핑은 7500억원 가량의 투자 여력을 갖고 있다. 현대HCN(3400억원)과 현대그린푸드(2000억원) 등 계열사도 언제든지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상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왔다. 지난 2012년과 2017년 패션기업 한섬(4200억원)과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3200억원)를 각각 사들이며 패션사업을 강화했고, 올 초에는 현대HCN을 통해 딜라이브의 서초권역(335억원)을 인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마다 M&A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왔다”며 “이 때문에 관련 기업 매각을 고려하는 업체들도 현대백화점그룹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