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의사 출신 벤처사업가의 착한 기부

의학분야 1위 한의학 '닥터스랩' 매각자금 전액기부
"몇백만원 없어 고생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도움 되고파"
  • 등록 2016-08-23 오전 11:14:40

    수정 2016-08-23 오전 11:14:4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대부분 벤처 투자를 하는 젊은이들은 ‘매각 대박’을 꿈꾼다. 자신이 키운 벤처를 대기업이 사주만 한다면 돈방석에 올라앉기 때문이다. 초기 창업 당시 월급도 못 받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더라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훗날 더 큰 대박을 꿈꾸고 있어서다.

이렇게 볼 때 한의학 정보 플래폼 ‘닥터스랩’의 창업자 전상호(33·사진) 버키 COO는 업계의 이단아로 통한다. 한의학 의료재단 청연에서 제시한 닥터스랩 인수 자금 전액을 또다른 벤처 사업가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청연재단은 닥터스랩의 인수 자금으로 1억 2000만원을 제시했고, 부채를 제외하면 실제 들어간 금액은 8000만원이다. 닥터스랩을 인수한 청연재단은 버키로 이름을 바꾸고 전 씨를 부대표로 영입했다.전 씨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돈 보다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8000만원이란 돈이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지만 더 좋은 곳에 쓰일 바란다”고 말했다.

닥터스랩은 다른 의학 분야에 비해 뒤처진 한의학계의 문제점을 집단 지성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의학계의 인스타그램 ‘figure1’이 있고, 법률 포털 ‘로앤비’가 있는데 한의약 분야는 정보를 한데 모으는 구심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를 중퇴하고 다시 동신대 한의학과로 입학한 전 씨의 학의학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기술적 뒷받침이 되지 않아 뒤처지고 있다”며 “공학도 출신으로 IT와 한의학을 접목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년전 닥터스랩을 창업하며 그가 가장 먼저 한 작업은 동의보감을 앱으로 볼 수 있게 정보화 하는 것이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사용자가 함께 만드는 한의학 백과사전 서비스인 ‘동의보감 2.0’ 서비스다. 이 백과 사전을 통해 한의사들은 전문 용어를 검색하고 치료의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닥터스랩은 정보에 목말랐던 한의학계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지난 3월 한의학 앱 최초로 한국 앱스토어 의학분야 1위를 차지했다. 결국 청연재단은 닥터스랩의 인수를 타진했고, 전 씨에게 인수 후 함께 일할 것을 제시했다.

한의사지만 환자 진료는 하지 않는다는 그는 “의사지만 다른 의사들과는 조금 다른 꿈을 꾸고 있다”며 “초기 스타트업은 단돈 몇백만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데 이런 팀들에게 대가 없이 초기 자본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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