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숲과 호수를 끼고 차분히 봄을 느끼다

부산금정구 회동 수원지길
  • 등록 2018-04-08 오전 12:00:01

    수정 2018-04-08 오전 12:00:01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엔 천천히 호수를 보며 걷기 좋은 땅뫼산 황토숲길이 있다. 보들보들한 황톳길에서는 오롯이 신발을 벗고 천천히 걸을 수 있다.


[부산/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에는 걷기 좋은 길이 여럿이다. 도심과 자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스물네 개의 갈맷길이 두루 포진해 있고, 그 사이로 제각각 이름을 가진 둘레길들이 촘촘하게 얽혀있다. 그중에서 회동 수원지길은 다양한 자연 테마가 있는, 숲과 호수를 끼고 걷는 차분한 길이다. 상현마을에서부터 오륜동, 회동댐까지 이어지는 6.8km 구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유가 있다. 회동 수원지는 식수가 부족했던 시절, 수영강의 흐름을 막아 1942년 조성했다. 이후 1964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던 것.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으니 자연이 훼손당할 일은 당연히 없었다.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엔 천천히 호수를 보며 걷기 좋은 땅뫼산 황토숲길이 있다. 보들보들한 황톳길에서는 오롯이 신발을 벗고 천천히 걸을 수 있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나서야 회동 수원지는 사람을 마주갈 운명과 맞딱뜨린다. 2010년, 금정구는 자연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45km의 ‘웰빙그린웨이’를 개발했다. 여기에는 금정산길, 범어사길, 실로보드, 온천천길, 윤산길, 수영강길에 이어 수영강상류길과 회동 수원지길을 가장 마지막에 합류하면서 완성됐다.

굳게 잠겼던 문이 열리자 소문은 금세 퍼졌다. 회동 수원지길은 날것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사람의 손에 의해 잘 다독여졌다. 전망 좋은 곳에는 전망대가 세워졌고, 편편한 데크길, 부드러운 황토를 곱게 깔아 놓은 황토길 등 누구라도 쉽게 찬책할 수 있는 길을 조성했다. 수원지를 따라 바람에 우아하게 흩날리는 갈대며 부들이 운치를 더하고, 호수 건너에는 아홉산이 병풍처럼 길을 감싸고 있는 풍광이 아름답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선비들이 사색을 즈렸다는 이야기가 많다.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엔 천천히 호수를 보며 걷기 좋은 땅뫼산 황토숲길에서는 편백숲이 있어 쉬어가기에도 좋다.


회동 수원지는 금정구와 해운대구, 동래구 일대 약 20만 세대에 식수를 공급한다. 최대 저수량은 1850톤. 하루 생산하는 식수량만 10만톤에 달한다. 하지만 길을 개방하면서부터 회동 수원지는 남모를 속을 앓고 있다. 방문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리고 간 쓰레기가 늘면서 식수 공급의 기능은 갈수록 떨어져서다.

6.8km의 회동 수원지길을 완주하려면 5시간은 족히 걸린다. 회동 수원지길 안에도 각 구간별로 예쁜 이름이 붙은 길이 많다. 그중에서도 오륜동에 있는 편백나무숲길, 땅뫼산 황토길, 자연학습 관찰로가 인기 구간이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자연학습 관철로는 길목마다 자연스레 뿌리내린 식물에 대한 명칭과 설명이 담긴 표지판을 설치해 아이들 야외수업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땅뫼산 황토길은 질 좋은 황토를 공수해 조성한 길이다. 대전의 계족산 황톳길은 비탈길인 탓에 비에 쓸려 내려가기 쉬운 반ㅁ녀, 땅뫼산 황톳길은 이를 고려해 평지로 조성한 길이다. 약 1km 가량 이어진다. 황톳길 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도 있어, 잠시 신발을 벗고 맨발 걷기를 해보자.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가볍게 발을 지압하면서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정화시켜 주는 기분이 절로 든다. 이어지는 편백 나무 숲길에서는 피톤치드를 한 숨 가득 깊게 들이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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