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네오이뮨텍은 면역세포 중 T세포 증폭제 기능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 ‘NT-I7(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이 물질로 항암(10건)과 코로나19 등 감염질환(4건), 급성 방사선 증후군 등 기타 질환(1건)을 포함해 현재 총 15건의 임상 및 비임상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0년대 초중반부터 T세포와 암세포의 상호작용에 바탕을 둔 면역항암제(또는 면역관문억제제)가 항암제 분야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는 “나이가 들수록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T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그 기능이 떨어진다”며 “NT-I7은 여러 기존 약물과 함께 쓰거나 단독으로 처방하는 방식으로 ‘면역노화’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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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7,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 50배 이상 늘려
우리 몸의 신호물질 중 하나인 ‘인터류킨(IL)-7’은 외부에서 항원(바이러스) 등이 침입하거나 암세포가 발생했을 때 림프구 전구세포가 T세포로 분화되도록 촉진하는 역할 등을 수행한다. 양 대표는 “IL-7은 반감기가 수 시간 정도로 짧고 물에 약해 생산 수율이 낮아 상업적 약물로 쓰기 어려웠다”며 “우리가 가진 기술로 이런 단점을 보완해 완성한 물질이 NT-I7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1년부터 포항공대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지도교수와 함께 하이브리드FC(hyFc) 융합 특허 기술을 개발했다. hyFc는 동물세포에서 생산한 IL-7에 소량의 당을 붙이는 기술로 반감기를 조절할 수 있다. 또 네오이뮨텍 측은 생산 수율을 높이기 위해 자사가 보유한 IL-7 엔지니어링 특허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기존 IL-7의 아미노산 서열 마지막 부분에 물에 저항하는 성질을 가진 소수성 아미노산 3개(메티오닌-글라이신-메티오닌)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이 방법으로 IL-7의 생산 수율을 100배 이상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양 대표는 “반감기는 10배, 생산 수율은 100배 이상 끌어 올린 ‘NT-I7’은 약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며 “여러 연결 특허를 만들어 물질을 방어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수십 년 이상 사는 줄기세포 유사 T세포는 한번 마주쳤던 적에 대해 단시간에 대량 증식해 공격력을 갖춘 효과(Effector-like) T세포로 변할 수 있다”며 “NT-I7이 우리 몸의 면역능력을 매우 탄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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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I7 관련 임상 2상 이상 진입 4건...감염질환도 진출
네오이뮨텍은 수행하는 임상 중 가장 앞선 것은 총 4건으로 모두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진입했다.
네오이뮨텍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진행된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키트루다와 NT-I7를 병용투여하는 임상 2a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키트루다 단독요법으로 반응이 나타나지 않던 췌장암이나 MSS 대장암 등 난치성 암에서 NT-I7 병용투여 시 효과가 확인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양 대표는 “로슈, BMS, 머크 등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각종 병용임상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며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 빅파마들도 우리 물질과의 추가 임상에 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NT-I7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감염질환인 ‘진행성 다발초점성 백질뇌병증(2019년)’과 ‘특발성 CD4 림프구감소증(2020년)’ 등의 적응증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네오이뮨텍은 미국국립보건원(NIH)와 함께 두 적응증에 대한 NT-I7의 단독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양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서 T세포 증폭제로 임상 단계에 이른 기업은 우리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면역항암 및 감염 질환 분야에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T세포 증폭제 신약후보물질 NT-I7의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며 “이 물질의 병용임상 및 단독임상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남은 임상을 마무리해 기술이전이나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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