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코스피와 신고가 S&P500…그래도 '환승' 말란 이유는?

올해 S&P500 26.54%↑·코스피 0.83%↑
"신흥국 기준금리 인상…코스피, 미중갈등 땐 중국과"
신흥국 스몰캡, 시장 17%p↑…선진국은 '하회'
코스닥 5.8%↑·코스피 0.8%↓…"코스닥, 내년까지"
CNN 지수, '극도 탐욕'…"美, 긴축 악재 반영 안 했다"
  • 등록 2021-11-15 오전 1:00:00

    수정 2021-11-15 오전 8:17:12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근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이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디커플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많이 오른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다소 과열됐단 진단이 나오는 반면, 부진했던 신흥국 주식은 가격 매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스몰캡으로만 국한하면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신흥국에서도 약진하는 주식을 이용해 버티다 보면, 선진국에 있는 주도권이 넘어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디자인=김정훈 기자)
“3번째 미중 갈등에 한미 주식 디커플링”

14일 기준 올 초부터 이날까지 스탠더드푸어스(S&P)500은 26.54% 오른 반면 코스피는 0.83% 상승했다. S&P500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연속 6거래일간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 지수 간 격차는 지난 7월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벌어졌다. 올 초부터 6월 말까진 비슷하게 동행하던 두 지수는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각각 위와 아래로 방향을 다르게 틀었다. 그러다 지난 9월 말쯤 천연가스 공급난 등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며 두 지수는 모두 조정을 겪었다.

지난달 말 조정이 끝나고 난 뒤 S&P500는 최고가 경신을 이어갔지만 코스피는 횡보 중이다. 미국은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한국은 실적이 전망에 부합하는 정도였던 게 빌미가 됐단 진단이 나온다. 서비스 중심의 미국은 원자재발 인플레에 영향을 덜 받은 반면 제조업 중심의 한국은 피해가 컸다는 설명이나, 근본적인 것은 긴축과 미중 갈등 영향이란 관측도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들어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의 디커플링은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하며 나타난 영향이라기 보다는 각자 상황에 맞는 시장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며 “미국에선 긴축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미리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계열을 더 길게 보면 2000년대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할 때마다 디커플링은 도드라졌는데, 3차 미중 갈등에 돌입해 있는 지금, 우리는 중국이 안 좋은 영향을 받는 것에 연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몰캡은 신흥국이 더 좋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기준, 올해 내내 선진국에 뒤쳐졌던 신흥국은 8월 이후 바닥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이달 들어선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한 달 수익률로 미국(0.8%)을 앞서는 곳도 대부분 신흥국으로 라틴 지역(3.4%), 대만(3.1%), 인도(2.2%), 중동 지역(1.2%) 등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신흥국 스몰캡 지수의 경우, 신흥국 자체를 아웃퍼폼하고 있지만, 선진국 스몰캡은 해당 지역 지수에 비해 6월 이후 부진하고 있다. BNP파리바의 마니시 레이차우드리 아시아 태평양(APAC)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초기 단계에서 신흥국 및 소형주는 부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시점까진 선진국에선 소형주가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지 못한 반면, 신흥국 소형주는 그들의 시장을 17%포인트 앞 섰다”며 “올해 초 경기민감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신흥국 소형주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었던 상태”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2차전지, 메타버스, 엔터 및 미디어가 주목을 받는 등에 스몰캡의 약진이 관찰된다. 이날 기준 한 달 전 대비 코스피는 0.83% 오른데 그쳤지만 코스닥은 5.83% 상승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 5월부터 진행 중인 코스피 대비 코스닥 강세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 수출 증가율이 둔화했던 시기 코스닥이 아웃퍼폼했고,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의지도 있어 그간의 코스닥 소외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증시, 공급망 차질·긴축 반영 안 한듯”

현재 미국 증시는 조정 없이 달려 과열돼 있으며 공급망 차질, 긴축 전환 등 악재를 반영하지 않아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단 전망도 있다.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12일(현지시간) ‘극도로 탐욕’ 수준인 83을 가리키고 있으며, 1년 이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섣불리 코스피를 줄이고 S&P500을 늘리다가는 되레 낭패를 볼 수도 있단 얘기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독립적인 랠리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3분기 실적도 잘 나오고 4분기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산업재, 소비재, 소재 등에선 공급망 차질과 원가 상승 부담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예측을 내년 2번으로 굳히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이러한 악재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초께 저렴해진 대형주 및 지수가 반등하는 구간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증권과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대비 23.9% 하락해 10.6배지만, S&P500은 같은 기간 6.1% 하락한 21.4배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내년 초 이후 공급망 차질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진 지금처럼 메타버스 등 유망한 테마에 따라가는 시장이 펼쳐지다가 이후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가 반등하며 지수가 상승하는 상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같은 장이 언제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봐도 가격이 저렴한 국내 대형주를 미리 매집해 놓고 기다리는 전략을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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