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14개월 퇴직금만 1억4천만불"

디즈니 주주, `골든패라슈트` 소송
  • 등록 2004-10-21 오전 5:53:20

    수정 2004-10-21 오전 5:53:20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1년2개월 일하고 받은 퇴직금이 1억4000만달러" 영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황당한 일이 헐리우드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CEO가 벌인 짓이다. 1995년 당시 디즈니의 회장이었던 아이스너는 헐리우드의 파워 브로커 마이클 오비츠를 사장으로 영입한다. 오비츠는 헐리우드에서 처음으로 작가, 감독, 배우를 패키지로 묶어서 메이저 스튜디오들과 딜을 벌이는 방식을 도입한 영화계의 거물이다. NBC의 간판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을 CBS로 이적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이스너는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오비츠를 영입, 사장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둘은 오래지 않아 피튀기는 권력 투쟁을 벌이게 된다. 디즈니 왕국의 왕관을 나누어 쓸 수는 없었던 것. 화가난 아이스너는 1996년말 오비츠를 전격 해고한다. 오비츠가 고분고분 물러났을 리 없다. 오비츠는 계약기간 전에 사장직에서 해임될 경우 거액의 보상금을 받는다는 `골든 패라슈트(Golden Parachute)` 약정서를 들고 나왔다. 오비츠는 아이스너에 의해 쫓겨났지만, 3800만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1억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챙길 수 있었다. 디즈니 주주들이 들고 일어났다. 디즈니 이사회가 오비츠 채용 당시 계약 조건을 충실히 검토하지 않아, 주주 이익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냈다. 1997년 접수된 소송은 디즈니 측의 지연 작전으로 7년을 끌다가, 20일(현지시간) 델라웨어 법원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주주측 증인으로 나선 듀크대 로스쿨의 데보라 드모트 교수는 "아이스너 회장이 이사회 전체가 아닌 2명의 이사들에게만 오비츠 채용 계획을 알렸고, 해고 당시에도 이사들에게 개인적으로만 연락을 취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소송은 `엔론 시대 이전`, 미국 대기업들에 만연했던 CEO의 횡포와 무능력한 이사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주주측 변호인단은 아이스너, 오비츠 등 사건 당사자들을 법정에 불러내 망신을 준다며 벼르고 있다. 캘퍼스 등 주주들의 등쌀에 결국 2006년 사임 계획을 발표한 아이스너가 1억4000만달러 퇴직금에 대해 어떤 변명을 내 놓을 것인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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