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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 “무자비한 공격 힘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경제학자이자 진정으로 좋은 인물인 무어가 연준 이사 후보지명 절차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무어의 하차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무어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도모한 세금감면과 규제 완화를 포함한 아이디어 싸움에서 이겼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래리 커들로 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세재 개편안 구상 등에 참여한 점을 부각, 마지막으로 덕담을 건넨 것으로 읽힌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무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내 인격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으로, 나와 가족이 수긍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3개월 이상 더 가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고 후보직 사퇴의 변을 밝혔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쏟아졌던 배경이다. 상원 은행위원회소속 수잔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까지 “청문회에 앞서 그동안의 의혹들을 차분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지명자에게 많은 질문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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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두 사람의 낙마는 연준 입장에선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간 연준 안팎에선 트럼프 예스맨들의 낙하산을 두고 “연준 정치화의 시작”으로 보는 시선이 강했기 때문이다. 무어는 지명 당시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억압적인 세제로부터 미국 경제엔진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적인 헌신에 봉사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며 통상 연준 고위직 내정자의 소감과는 거리가 있는 ‘정치적’ 소감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케인과 무어 모두 그 자리에 걸맞은 인물이 아니다”며 “상원의원들이 할 일을 하길 바란다”고 낙마를 독려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연준 이사진 7명 중 공석인 2명에 대해 다시 후보 지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눈엣가시’다. 파월 의장은 전날(1일)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어느 방향이든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하는 강한 근거를 보지 못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 등의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일축했다. 더 나아가 “우리(연준)는 정치적 요인을 의사 결정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