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재능 검사에 180만원" 中당국도 못 꺾는 교육열

"유전자 채취해 재능 확인" 비과학적 검사 판쳐
中사교육 근절 노력에도 조기 교육 열기
취업난에 과당 경쟁…명문대·스펙 쌓기 몰두
  • 등록 2023-10-01 오전 8:00:39

    수정 2023-10-01 오전 8:00:39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아이의 재능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과학적 검사가 판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저출산 해결을 위해 사교육을 금지하는 등 교육비 경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 앞 광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사진=AFP)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400위안(약 7만4000원)에서 최대 1만위안(약 184만원)에 달하는 영재 유전자 검사가 유행하고 있다. 영재 유전자 검사 업체들은 0~12세 아이들의 입 안 또는 피부의 유전자를 채취해 재능을 파악, 조기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영재 유전자 검사는 항목이 구체적일수록 비싸진다. 한 고가 검사에는 언어, 음악, 논리적 사고, 신체 움직임, 시각 공간, 대인 관계 및 사회적 상호 작용, 자연 탐구, 자기 인식 등 8개 범주의 40개 능력 검사가 포함된다. 학습 잠재력과 성격 유형, 선천적 다중지능 등을 안내하고 진로까지 추천해주는 검사도 있다.

영재 유전자 검사는 아이의 재능을 알아내 조기 교육을 하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검사 결과를 향후 전공 선택이나 교육 과목 선택에도 참고한다고 한다. 검사 결과 언어 능력이 높게 나타날 경우 영어 교육을 강화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들 영재 유전자 검사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샤오리 중국 선양병원 임상유전학과 부주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부 유전병과 선천성 질환 등의 원인 규명 및 진단, 치료는 가능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검사로 재능을 판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이들 학부모들이 “자녀를 지나치게 보호하고 교육의 지름길을 찾으려 한다”며 비과학적 영재 유전자 검사를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사교육을 금지한 지 만 2년이 지났지만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여전하다. 오히려 교습비가 치솟고 무자격 강사들이 수업을 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불법 과외에 고액 벌금을 물리고 선행학습과 경진대회를 금지하는 등 사교육 근절에 힘을 쏟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어서다.

하지만 일자리가 부족한 중국 청년들은 좋은 대학 진학과 스펙 쌓기에 목숨을 걸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취업 시장 진입이 늦어져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중국인구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09로 인구 1억명이 넘는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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