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외벽에 대롱대롱…그대가 '작품' 입니다

현대미술가 에를리치 '바티망'전
실감 몰입형 작품…사진·영상도 전시
"각자 창의적 방식으로 즐길 바티망 기대"
12월 28일까지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 등록 2022-08-02 오전 5:30:00

    수정 2022-08-02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용산구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부모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한 어린이가 바닥에 누워 손을 뻗으며 포즈를 취하느라 여념이 없다. 맞은편 45도 기울어진 초대형 거울 속에선 영락없이 건물 외곽에 매달린 모습이 연출됐다. 거울 속 신기한 풍경을 사진에 담는 건 아빠의 몫이다. 현대미술의 아이콘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대표작 ‘바티망’의 체험 풍경이다.

전 세계 관람객을 열광시킨 색다른 전시 ‘바티망’이 한국에 상륙했다. 2004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된 이후 런던, 베를린, 도쿄, 상하이 등 전 세계 대도시들을 투어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7년 도쿄와 2019년 베이징 투어에서는 일 평균 4500명 이상의 관람객을 모으며 바티망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국내전시는 한·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맞아 마련한 것으로 12월 28일까지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전시를 기획한 전시기획사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는 “전 세계 대도시에서 투어 전시를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관람객도 동참하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관객이 참여해서 완성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대표작 ‘바티망’(사진=미쓰잭슨).
에를리치는 거울, 유리, 스크린 등 시각적 효과를 주는 장치를 활용해 익숙한 공간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다. 1999년 휘트니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국제 비엔날레와 파리, 런던, 마드리드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회를 진행하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국내에서는 2012년 첫 개인전 ‘부재(Inexistence)’를 시작으로 2014년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 ‘대척점의 항구’, 2019년 ‘그림자를 드리우고’전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국내서 네 번째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메인 작품인 ‘바티망’을 포함해 영상 작품 3점, 사진 12점 등을 소개한다.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대표작 중 하나인 ‘수영장(Swimming Pool)’과 ‘계단’ 등의 작품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실제 건물의 형태를 재현한 바닥 그림과 초대형 거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바티망’은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한다. 마치 4층 높이 건물에 매달린 것처럼 환상 속 자신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시하는 실감 몰입형 장르의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에를리치는 “바티망은 누구나 그 위에서 배우로서 작품을 완성시켜가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며 “한국 관람객들이 각자 창의적인 방식으로 즐겨줄 바티망의 다채로운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를리치의 ‘교실’(사진=미쓰잭슨).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폐교의 모습을 연출해 놓은 ‘교실’도 있다. 거울 뒤로 펼쳐진 옛 교실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이 합쳐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박 대표는 “국가마다 폐교의 모습이 다른데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적인 교실의 모습을 구현해냈다”며 “노년층에게는 과거의 노스텔지어를, 어린 친구들에게는 옛 모습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을 타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글로벌 익스프레스’, 정원을 품은 밀폐된 구조 속에서 무한한 공간의 깊이를 마주하는 ‘잃어버린 정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박 대표는 “바티망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연출할 수 있을지 준비해오면 전시를 보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라며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작품을 체험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바티망’ 전시회 전경(사진=미쓰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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