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뉴질랜드 한 사냥대회가 올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야생 고양이 사냥 부분을 신설하려다 거센 반발로 계획을 취소했다.
|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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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노스캔터베리 사냥대회’ 주최 측은 매년 이맘때 쯤 멧돼지와 사슴, 산토끼 등을 사냥하는 대회를 열어 왔다. 올해 사냥대회에서 주최 측은 14세 이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야생 고양이 사냥 부문을 신설했다.
주최 측은 최근 참가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가장 많은 야생 고양이를 잡는 아이에게 250 뉴질랜드 달러(약 20만원)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었다. 야생 고양이가 농업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토착종과 멸종위기종 생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냥대회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아이들이 야생 고양이와 길 잃은 반려묘를 구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동물을 죽이는 도구를 쥐여주기보다 동물을 향한 공감을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주최 측은 야생 고양이 사냥 어린이부를 취소했다. 주최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생 고양이로 위기에 처한 다른 종들을 보호하는 일에 참여하게 됐다고 좋아하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게 돼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뉴질랜드에는 반려묘 120만 마리와 야생고양이 6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야생고양이는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해동물로 취급된다. 이 같은 이유로 사냥에 찬성한다는 입장과 어린이에게 야생동물을 죽이라고 권장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