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언제까지 커피숍·식당만 쳐다볼 것인가

  • 등록 2016-01-15 오전 3:01:01

    수정 2016-01-15 오전 3:01:01

[김재경 경희대 경영대학원장] 합리적 의사결정과 관련한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결정과 관련이 없는 정보나 지나치게 많은 대안을 접하면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정보에 직면하면 어느 정보를 이용해야 하는 지, 또는 무엇을 무시해야 하는 지를 놓고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결국 정보가 너무 많아 압박감을 느낄 때 의사결정을 아예 유보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정보 과부하에 따른 문제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불필요한 정보를 거르게 되는데 이러한 정보 필터링 과정은 대부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동으로 이뤄진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정보를 거르는 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정말 유용한 정보를 없애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쇄도하는 정보의 바다속에서 사람들은 주의력의 한계 때문에 당면한 의사결정에 관련한 유용한 정보를 접하더라도 이를 파악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제한적인 주의집중(limited attention)’라고 한다. 즉 우리가 정보를 객관적으로 수집하고 정보를 분석해 의사결정에 공정하게 반영하려고 해도 사람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때문에 집중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의식하지 않은 사이에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고 무엇을 무시할 지 끊임없이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 마음이 사용하는 정보필터기는 실수를 저지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제한적인 주의집중 때문에 사람들은 문제와 관련된 주요 정보와 문제와 무관한 정보가 있을 경우 무관한 정보에는 집중하면서 정작 중요한 정보에는 주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어떤 문제들은 기존 사례와 비슷해 보여도 상황이 조금 바뀌거나 경쟁자 결정이 조금만 다르더라도 전략이 변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제한적인 주의집중 때문에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종전과 유사한 결정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연구에 따르면 기업가들은 경쟁자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더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기집중 때문에 기업가들은 경쟁자가 많은 단순 경쟁에는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경쟁자도 별로 없고 정보도 얻기 힘든 어려운 경쟁은 꺼리기 마련이다. 이는 식당, 커피판매점, 취미생활용품 가게, 의류소매와 같은 산업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넘쳐나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신호에서 하버드의대 교수 제시카 메가(Mega. 41. 여)박사를 비롯한 의료계 및 기초과학 분야 슈퍼 스타들이 최근 구글, 애플, IBM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의학·생명과학 분야 과학자들을 영입해 질병 진단과 치료법까지 제시하는 종합 의료서비스 ‘구글 칼리코’를 개발중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차세대 먹거리로 의료·헬스 케어 분야를 정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칩 하나로 심전도, 심박수, 체온 등 생체신호를 체크하는 차세대 바이오 프로세서(시스템반도체)를 올해 초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의료 서비스와 헬스케어 시장이 전통 산업 분야와 공간의 장벽을 뛰어넘는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제한적인 주의집중으로 지금 당장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보다는 지금은 경쟁자가 별로 없고 장래도 불투명하지만 미래에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새 먹거리에 도전하겠다는 진취적이고 창조적인 발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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