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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풍경이 확 달라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매장 앞에 밤을 꼬박 새우고 줄을 서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도어버스터(Doorbuster)들이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상품을 사기 위해 개장시간에 맞춰 매장문을 부술 듯이 뛰어들어가는 이들이다.
각 오프라인 매장들이 내놓은 미끼상품을 사려는 도어버스터들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올해 밤을 새우는 이들은 찾아보긴 어려웠다. 뉴저지 인근의 전자제품판매점 베스트바이의 한 직원은 “예년에 비하면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블랙프라이데이 열기가 사라진 게 아니다. 열기는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PC와 스마트폰으로 반짝 할인상품을 잡느라 다들 혈안이 돼 있다.
자신을 저스틴(39)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미국인은 “매년 블랙프라이데이 땐 아이들 장난감을 사러 인근 토이저러스에 뛰어갔는데, 올해는 집에서 컴퓨터 검색만 계속했다”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사이먼에어’란 장난감이 평소 20달러하는데, 갑자기 월마트 온라인에서 7달러에 깜짝 세일하는 걸 잡느라 몇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스티븐과 저스틴이 특별한 게 아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올해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한 설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겠다고 대답한 사람은 13%였지만, 온라인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은 28%로 훨씬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대신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쇼핑을 즐기고 있다”면서 달라진 블랙프라이데이 풍경을 전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급증하는 추세다. 어도비는 추수감사절인 23일 오후 5시 현재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한해 전보다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은 올해 57.8% 폭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의 최대 수혜자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때 온라인 쇼핑을 하겠다는 미국인 중 44%가 쇼핑할 곳으로 아마존을 선택했다. 지난 10월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600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