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칼럼]인류는 공감할 때 진화하고 갈등할 때 퇴화한다

  • 등록 2020-11-07 오전 6:00:00

    수정 2020-11-07 오전 6:00:00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2개의 공짜에너지가 있다. 자연계의 중력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공감이 있다. 자연계에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는 중력이 있다면, 인간계에도 사람간에 서로 당기는 힘이 공감이다. 중력은 1687년 뉴턴에 의해 발견되었고, 그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공짜의 힘, 중력을 과학계에 활용하는 출발이 되었다. 그러면 공감의 최초 발견자는 누구인가? 중세이후 자유시민사회의 사회혼란속에서 신질서에 대한 고민한 도덕철학자인 아담스미스이다. 공감은 아담스미스의 1759년 아담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서 발견된다. 그는 시민사회의 질서를 만드는 일반원리로서 이성이 아니라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인 공감이라는 도덕적 감정에 주목한 것이다.

이제 공감의 리더쉽의 가장 큰 에너지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는 제16대 대통령 링컨은 공감 리더쉽의 결과로 요약될수 있다. 공감을 통해서 경쟁자를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만들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수 있었기 때문에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을 통해 미국을 통합할수 있게 만든 힘이 된 것이다.

공감이라는 용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을 위한 수사학(rhetoric)의 파토스에서 진화한 것이다. 공감(empathy)의 어원은 ‘en(안)’ + ‘pathos(감정)’의 복합어로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신에게 이입시키는 것이다. 미술감상 이론에 사용되던 용어인 감정이입을 말한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대상에 이입시키거나 대상의 감정을 자신에게 이입시켜서 서로 공감하여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게 된다. 그래서 공감은 서로 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 우리에게 다가오게 하는 것이다. ‘불통즉통, 통즉불통’, 즉 통하지 않으면 통증이 있고, 통하면 통증이 없다. 공감이 없는 조직은 아프다.

공감은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영감을 준다. 영감을 뜻하는 ‘Inspire’(숨을 불어넣다)는 In(안) + spir(숨쉬다:영혼,정신의 상징)의 복합어이다. 숨이 멎었던 사람을 ‘휴’ 할수 있도록 격려하고 고무하고, 숨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Humanity’(인간)의 어원은 ‘Humus’(흙)에서 유래되었다. 휴무스(흙)에 영혼을 넣어주는 것이 ‘Inspire’(영감을 주다)이다. 우리는 공감할 때, ‘휴’하고 안심할수 있다.

우리 몸에서 공감을 의학적으로 증명한 사람은 이탈리아 신경심리학자 파르마대학의 리촐라티(Rizzolatti, G.)교수 등이다. 그들은 1990년대에 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의 와이파이 세포인 거울뉴런을 발견했다.거울뉴런은 공감하게 하고 협력하게 하는 세포이다. 공감의 세포발견은 인간이 어떻게 지구상에서 생존할수 있었는가를 설명하는 결정적 실마리가 되었다.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상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힘은 공감 능력 때문이다.10만년 전 지구상에는 최소 6종의 인류가 있었다고 한다. 이중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다. 호모사피엔스 생존의 비밀은 그들 중 가장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거울뉴런이라는 공감의 세포때문에 우리는 협력하고 인류생존의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공감능력을 보여주는 거울뉴런의 발견은 DNA 발견이후 최고의 대발견이라는 평가를 듣는 이유이다.

거울뉴런의 발견에 주목한 세계적인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그의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2009)저서를 통해 공감에서 인류의 생존과 진화의 비밀을 찾고자 했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적자생존이 아닌 공감하는 인간들의 협력에 의해 역사는 발전했다. 인류는 공감이라는 능력 덕분에 세계를 호령하는 종이 됐다. 제러미 리프킨은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자연계의 구성원들 중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감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러한 인간을 공감하는 인간,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라고 불렀다. 거울뉴런 때문에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의 행동을 모방하고 공감할수 있다. 행동할 수 있게 되고 협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거울뉴런에서 만들어지는 본능적인 ‘공감적 고통’(inborn empathic distress)을 느끼는 것이다. 아이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 아이와 공감하기 때문이다.

인간계의 가장 큰 공짜 에너지, 공감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여러분은 노동 혹은 운동, 직업 혹은 소명 어느쪽 일을 하고 있는가. 노동과 직업은 돈을 위해 하고, 운동과 소명은 꿈을 위해 한다. 노동을 위해서는 근육의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운동의 에너지는 거울뉴런 세포가 만들어내는 공감의 에너지로 해야한다. 노동은 돈을 위해 마지못해 한다. 그래서 따지고 말이 많다. 운동을 할때는 기쁘고 즐겁다. 공감과 영감의 에너지는 세로토닌이라는 행복호르몬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공감하고 영감을 주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사람이 희망이다. 호모 엠파티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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