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중견기업 사업재편 '봇물'

쌍용C&E, 레미콘 매각 '친환경' 전환
LX하우시스, 유리사업 계열사에 매각
보람상조, 신사업 반려견 시장 진출
  • 등록 2023-08-02 오전 5:30:00

    수정 2023-08-02 오전 5:3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시멘트 회사 쌍용 C&E, 건자재(창문, 벽지, 바닥재) 회사 LX하우시스(108670) 등 중견기업 사업재편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료=업계 종합)
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C&E(003410)는 지난달 28일 계열사인 쌍용레미콘 지분 79%와 소유 부동산을 장원레미콘 측에 385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지분 21%도 장원레미콘에 3년 이내에 매각하기로 합의해 모든 지분을 처분하면 44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레미콘 사업 매각을 친환경기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사업재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시멘트 생산기업에서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고자 사명을 쌍용양회공업에서 쌍용C&E로 바꾸었다. C는 시멘트, E는 환경으로 사명에서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시멘트 업계도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전환에 직면해 있다. 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석을 1500℃의 고온에서 가열해 만든다. 가열 과정에서 유연탄을 연료로 주로 사용한다. 시멘트가 원료와 연료 측면에서 모두 온실가스 발생이 많은 이유다. 쌍용C&E는 2019년부터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등 순환자원으로 시멘트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설비투자를 벌여왔다.

쌍용 C&E 관계자는 “매각 대금을 이용해 중간처리사업(폐플라스틱 등을 시멘트 연료로 사용)을 넘어 여러가지 환경 사업을 검토할 것”이라며 “환경사업부분 자회사인 ‘그린에코솔루션’ 인수 및 관련 설비 투자 과정에서 늘어난 채무를 갚고 SCR설비 투자에도 사용할 것”이라며 말했다. SCR설비는 순환자원을 활용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장치다.

LX하우시스(108670) 역시 지난달 21일 443억원을 받고 유리사업을 계열사인 한국유리공업에 넘겼다.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유리사업을 경쟁력이 있는 한곳으로 모아 LX그룹의 건축용 유리 제조 품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LX하우시스는 국내 1위 창호(창문)사업자로서 창호와 유리를 결합한 완제품을 직접 만들고자 코팅유리를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건축용 유리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제조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LX하우시스는 관계자는 “LX하우시스는 가공유리만, 한국유리공업은 기초유리부터 가공유리(자동차용 등)까지 모두 생산한다”면서 “규모의 경제가 있고 경쟁력이 뛰어난 계열사에 유리사업을 넘긴 것”이라고 했다.

중견기업 사업재편은 결국 생존을 위한 변화로 해석된다. 단기적인 경기 침체와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 전환에 따라 경쟁력이 낮은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확보한 실탄을 신사업에 투자해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차원이다. 사업 재편은 신규사업 진출로 부각되기도 한다.

상조사업이 주축인 보람그룹은 지난달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보람그룹 관계자는 “다음달에 반려견 장례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보석(반려동물 털, 뼈 등을 기반으로 만든 추모용)사업과 펫 먹거리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에서 2021년 4조원으로 급증했고 2027년에는 6조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말 국반려견과 반려묘는 799만마리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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