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원자잿값·물류비 급등에 만들수록 손해"..흔들리는 수출생태계

<흔들리는 산업생태계>
복합 악재 오면 '약한 고리' 중소기업 먼저 무너져
후방산업 중소기업 위축→전방산업 대기업 악영향
"대기업·협력사 함께 물류·원자재 문제 해결해야"
  • 등록 2022-07-11 오전 6:30:00

    수정 2022-07-11 오전 6:30:00

[이데일리 강경래 이후섭 기자]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물류비까지 뛰고 있지만 이를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도 없어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차에 15년이상 부품을 공급해온 안산 소재 금속가공업체 동아금속(가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물류비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6배 이상 오른데다 같은 기간 원자잿값마저 급등하면서 제품을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다. 수출 물량 역시 물류비, 원자잿값 급등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고(물가·유가·금리)뿐 아니라 물류비, 환율 등 복합된 악재로 국내 산업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후방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금속가공업체의 줄 폐업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기계, 전자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핵심 도금 부품을 제작·납품하는 업체들로 구성된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의 경우 2년 전 400개였던 회원사가 현재(7월 10일 기준) 250개까지 급감했다. 이 조합의 회원사 회비는 월 2만원이지만 이마저도 부담스럽거나 최근 폐업한 업체가 급증해서다.

한 조합 관계자는 “표면처리가 자동차와 가전, 조선 등에 있어 마지막 필수 공정인 점을 고려하면 표면처리 업체들의 감소는 머지않아 전방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방산업 첨병인 중기 부품사가 타격을 받을 경우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대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1일 1차 협력사의 납품 중단으로 기아의 일부 완성차 생산라인이 멈춰선 것도 단적인 사례다. 현대차·기아에 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협력사인 티아이오토모티브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해당 부품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납품단가 부담에 생산을 꺼리면서 벌어진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103억달러)가 산업생태계 붕괴의 전조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재, 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커지면서 무역 전반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선 하반기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액 증가세마저 꺾일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경영애로 및 하반기 경기전망조사’에서는 올 하반기 애로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58.8%)을 가장 많이 꼽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상반기 대비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28%)한 기업들 대부분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경제 불안정(43.3%)을 이유로 제시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복합 악재가 오면 산업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이 먼저 무너지면서 중견기업, 대기업도 영향을 받는다”며 “현장 실태 파악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물류비, 원자재 문제를 논의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한편 정부 역시 중소기업 판로와 생산성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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