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15년이상 부품을 공급해온 안산 소재 금속가공업체 동아금속(가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물류비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6배 이상 오른데다 같은 기간 원자잿값마저 급등하면서 제품을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다. 수출 물량 역시 물류비, 원자잿값 급등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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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1차 협력사의 납품 중단으로 기아의 일부 완성차 생산라인이 멈춰선 것도 단적인 사례다. 현대차·기아에 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되는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협력사인 티아이오토모티브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해당 부품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최근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납품단가 부담에 생산을 꺼리면서 벌어진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계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103억달러)가 산업생태계 붕괴의 전조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자재, 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커지면서 무역 전반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선 하반기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액 증가세마저 꺾일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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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복합 악재가 오면 산업생태계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이 먼저 무너지면서 중견기업, 대기업도 영향을 받는다”며 “현장 실태 파악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물류비, 원자재 문제를 논의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한편 정부 역시 중소기업 판로와 생산성 확대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