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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에서 숍 인 숍 개발을 전담하는 현지웅 과장은 24일 편의점의 변신 가능성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마트24는 현재 매장 8곳에 김밥집과 토스트 매장, 커피숍 등 테넌트(입점 매장) 10개(4월 중 추가 예정)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가 점포 내에 숍 인 숍 형태의 테넌트를 운영하게 된 건 매장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마트24는 330㎡(100평)에 이르는 대형점포가 적지 않다. 편의점 운영에는 100~115㎡ 규모의 매장이 가장 적당하다고 보지만 소형 점포는 이미 업계 경쟁이 포화상태라고 봤기 때문이다. 대형점포는 매대 이외에 남는 공간을 시식대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말하자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장 안에 다른 매장을 두는 방식을 고안한 셈이다.
숍 인 숍으로 테넌트가 들어서면 편의점 입장에서는 임차료 분담 및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입점 업체 입장에서도 적은 투자 금액으로 출점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야말로 ‘윈-윈(win-win)’인 셈이다.
판매와 관련한 시너지도 있다. 한 예로 편의점과 김밥집 간 상생을 들 수 있다. 현재 이마트24 테넌트로 들어선 김밥집은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김밥과 비교해 높은 가격대에 판매가 이뤄진다. 좀 더 싼 김밥을 원하면 편의점 김밥을, 고급 김밥은 전문 김밥점을 이용하면 된다. 대신 고급김밥을 구매하면서 편의점 음료의 연관구매가 이뤄지기도 하고, 편의점에 간식거리를 사러 왔다가 김밥을 사 가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한 편의점이 두 개 이상의 테넌트를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협업의 범위는 그만큼 더 넓어진다.
편의점 내 한정적인 공간에 매장을 열지만, 대상 업체는 결코 한정적이지 않다.
이마트24는 편의점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아예 전문적인 치킨 업체가 입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강변과 같은 특수 점포에서는 치킨에 더해 술까지 팔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채널인 만큼 셀프 빨래방 입점도 고려 대상이다. 유명 여행사와 손잡고 여행 콘셉트의 매장을 꾸려보자는 안부터 반대로 PC방에 이마트24가 진입하는 역 숍 인 숍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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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안 후 사업성과 효율성 등을 따지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 이마트24가 점포 내에 정한 테넌트 자리와 입점사가 원하는 자리가 다를 수 있고, 이마트24의 인테리어와 테넌트 사의 콘셉트가 맞지 않을 때도 있다.
양측 간 합의를 거쳐 테넌트를 운영키로 하고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가 전기증설, 건물 하중 등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무산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이마트24는 숍 인 숍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 과장은 “관건은 운영 중인 편의점과 입점 매장이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내느냐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오피스 상권 편의점에 분식집·카페를 열어 시너지를 냈던 것처럼 입지에 맞는 업종과 협업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