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투자가에 맡겨야…연기금 수익성 확보 해법은 'OCIO'

[공공기관 경영평가 리포트]⑥천수답 연기금 운용
연기금 위탁관리 100조 시대…금융투자사 잇따라 합류
대형회사에 편.. OCIO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우려
주간운용사 복수로 선정해 건전한 경쟁 유도해야
  • 등록 2019-05-17 오전 5:25:00

    수정 2019-05-17 오전 5:25:00

[이데일리 박정수 김소연 기자] 전문가들은 연기금투자풀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행 제도하에서 주간운용사의 역할은 개별운용사의 선발과 자금배분, 관리 업무를 대행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또 기금 자산운용의 거버넌스가 개별 기금들의 자산운용 전문성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OCIO 100조 시대…금융투자회사 잇따라 합류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OCIO 시장 규모는 주택도시기금 40조원, 고용·산재보험기금 28조원, 연기금투자풀 20조원 등 100조원에 육박한다.

한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시장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자산운용 전문성이 떨어지는 연기금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대체투자 확대를 통해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문인력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OCIO의 필요성이 점차 가중되고 있으며 현재의 연기금투자풀에만 돈을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산운용 성과가 결정되는 만큼 전문성을 가진 금융투자업계에 맡기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더구나 연기금투자풀 제도 아래서는 주간운용사가 기금 자산운용 담당자의 결정을 전달받아 관리 업무만 수행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OCIO 도입을 통해 실질적인 자문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2조원의 자금 가운데 1조5000억원은 연기금투자풀에, 5000억원은 OCIO를 도입해 주간운용사에 맡기고 있다.방폐기금은 연기금투자풀 자금을 지속적으로 OCIO로 옮길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확정 금리형 상품만으로는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며 “금융상품과 이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어 OCIO 제도 도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대형회사에 편중 OCIO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우려

문제는 OCIO 시장이 마케팅 능력을 갖춘 대형 금융투자회사가 독식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산재보험기금과 고용보험기금의 주간운용사에 기존 사업자였던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재선정됐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2017년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기금운용평가에서 50점 만점인 자산운용성과 부문에서 낙제점인 19.43점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은 정성평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주간운용사 자리를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위탁사업자를 선정하는 위원회 구성이 지나치게 교수 편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재와 고보기금 주간운용사를 선정하는 심사위원 요건은 조교수 이상 대학교수, 박사학위 이상 소지자로서 기금운용 금융업무에 대한 전문지식 있는 자, 10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공인회계사, 변호사, 금융업무 전문가다.

고용부 관계자는 “공정한 선정이 어려워서 평가 대상인 업체와 연관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기피한다”며 “직계존비속이 평가 대상 사외이사를 했거나 직간접 거래 합이 5000만원 이상 또는 주식을 소유해도 심사위원에서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쟁사에서는 ‘삼성’이라는 이름값으로 인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한다. 삼성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삼성그룹을 통한 연구자금 등이 학교와 교수들에게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산재보험기금 심사위원 총 9명 가운데 8명이 경제·경영학과 교수다.

복수 주간운용사로 건전한 경쟁 유도해야

내년에 OCIO 주간운용사가 줄줄이 만료된다. 금융투자업계 정부는 이를 고려해 복수 주간운용사 체제를 택하거나 운용성과를 감안한 단계적인 진입과 퇴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OCIO 주간운용사 지위는 2020년에 △민간연기금투자풀(한국투자운용), 2021년에는 △연기금투자풀(삼성자산운용, 한투운용)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2022년에는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주간운용사 지위가 만료된다.

한 연기금 CIO는 “OCIO 가져가는 금융투자업자를 보면 대형 마케팅 능력을 갖춘 곳이 대부분”이라며 “소수의 운용사가 OCIO를 독식하다 보니 고만고만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복수의 주간운용사를 둬 건전한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식과 채권, 혼합형 등의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그대로 두고 해외주식,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해서는 개별운용사를 둬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복수 주간운용사 도입을 검토 하기는 했지만 수익률 경쟁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연기금 등 운용 자산 규모가 큰 곳에서 자산 전부 또는 일부를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외부기관에 맡겨 운용토록 하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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