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증시에 호재는 아니었다. 고용건수는 예상치를 크게 웃돈 30만건에 달했고, 실업률도 소폭 떨어지는 등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이 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3월 비농업고용이 30만3000건 늘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컨센서스 추정치(20만건 증가) 웃도는 수치다. 2월(27만건으로 하향 조정) 높았고, 12개월 월평균 증가폭인 23만1000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여전히 강력한 고용시장이다.
실업률은 3.8%로, 예상치 3.9%보다 낮았다. 실업률은 지난해 8월 이후 3.7~3.9%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노동시장참여율은 62.7%에 달했다.
역대급 고금리에도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는 늦춰지고 금리인하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49.2%까지 뚝 떨어졌다.
피치 레이팅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콜튼은 “강력한 고용 확대는 노동수요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연준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더 큰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은 이번 발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데 보다 방점을 찍었다. 미국 경제가 탄탄하면 기업들의 이익도 보다 늘어날 것이고 주식 가격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기대다. 전날 급락한 데 따른 저가매수세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 주식이 다시 일제히 올랐다. 엔비디아는 2.45% 올랐고, AMD(2.77%), 퀄컴(1.04%), 브로드컴(1.66%)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테슬라는 3.63%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의 전언을 인용해 테슬라가 저렴한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보도가 나온 뒤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로이터가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쓰면서 한때 6% 넘게 하락했던 주가는 낙폭을 줄인 채 마감했다.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금리인하 시점 및 인하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국채 매도 현상이 나타났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1bp(1bp=0.01%포인트) 오른 4.4%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0.9bp나 뛴 4.75%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