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대북 원전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정계 은퇴로까지 확대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정계 은퇴를 할 시점이 됐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자 국민의힘 당직자들이 ‘김 원내대표나 정계은퇴하라’며 반발했다. 대북 원전과 관련한 냉기류가 양당간 감정싸움으로 확산하는 기류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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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철 지난 북풍색깔론을 꺼내든 국민의힘에는 변화 대신 구태만 있고, 그 선두에 김종인 위원장이 있다”며 “진정한 보수 혁신을 위해 김종인 위원장은 정치적 소임을 내려놓으실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또다시 거짓선동으로 대국민사기극을 벌여 국론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사라져가는 북풍 색깔론을 되살린 김 위원장은 혁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 대한민국 정치에 더이상 김종인을 위한 역할과 자리는 없을 듯 하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이어 “태극기 부대로 변해가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발끈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자신을 태극기부대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누가 그런 소릴하냐”고 반문한 뒤 “그 사람들 그냥 상투적으로 하는 소리니까 신경 쓸 필요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명수 대법원장 거짓말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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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사무처노동조합도 김 위원장에 힘을 실었다. 노조 측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한일 해저터널과 관련해 야당을 비난할 생각만 하다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디스’하더니, 자신의 실수를 덮고자 얕은 계략이 깔린 자극적인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계 은퇴 발언은 이런 정황에서 비롯된 의도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비난만 하니 말실수가 생기고, 이를 덮고자 자극적인 언행의 하수(下數) 정치를 남발하는 사람이야말로 정계은퇴가 답”이라고 응수했다.
노조 측은 “김종인 비대위원장님께 감히 간청한다”며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항상 국민의힘이라는 배의 든든한 선장이자 튼튼한 돛으로 남아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