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익숙해진 학생들…“의무 아니여도 쓸래요”

체육·급식시간도 마스크 쓰는 학생들
학생들 "마스크 벗는 건 가면 벗는 기분"
학부모가 가장 바라는 뉴스는 ’마스크 해제‘
전문가 “마스크 해제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 등록 2022-12-29 오전 6:00:00

    수정 2022-12-2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마스크를 쓴 채로 밥을 먹는다니깐요.”

대구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모(41) 교사는 점심시간마다 마스크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부 아이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기 싫다며 마스크 벗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벗는데 거부감을 느낀 아이들은 식사를 대충 해결하고 교실로 돌아가고 있다.

조만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며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부모를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주장이다.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가 진행된 지난 5월 서울시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체육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지만 많은 아이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김윤정 기자)
체육시간도 마스크 쓰는 아이들

교육부는 방역 당국의 방침에 맞춰 교내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3일 일부 조건이 충족될 경우 논의를 거쳐 1단계 의무 해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1단계 조정은 학교를 포함해 대부분의 공간에서 실내 마스크를 권고로 전환하고 의료기관·약국·일부 사회복지시설·대중교통 내에서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날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통해 “별도의 안내가 있을 때까지 현행 기준을 유지하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작 학생들은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14)양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오히려 어색해서 답답해도 쓰는 게 낫다”며 “나뿐만 아니라 또래 여자 아이들이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 야외에서도 다수의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체육활동 등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지역 초등학교에 근무 중인 김모(43) 교사는 “체육시간에도 절반 정도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땀을 흘리면서도 마스크를 쓴 채로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설명했다. 양천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양도 “뭔가 마스크를 벗는 건 가면을 벗는 기분이라 체육시간에도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초등학교들이 겨울 방학을 맞은 지난 20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초등학교에서 초등생들이 겨울방학 생활계획표를 짜고 있다. (사진=뉴스1)
마스크 해제 원하는 교사·학부모

학생들과 달리 마스크 해제에 대한 학부모의 열망은 크다. 영어교육 기업 윤선생이 지난 1일 학부모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내년 가장 접하고 싶은 교육 뉴스로’로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를 꼽았다.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는 아이들이 신체 발달과 호흡기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교사들 역시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이 더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언어 습득과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해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지역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박모(36) 교사는 “확실히 코로나 이전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아이들 표현이 작아지고 소극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얼른 마스크를 풀고 서로의 눈코입을 보면서 감정을 이해하고 서로의 표정을 학습하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될 경우 마스크를 벗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됐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마스크를) 벗게 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마스크 해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해 자연스럽게 (마스크 해제가) 일종의 흐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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