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두 회사 모두 물류 투자에 주안점을 두고 빠른 배송을 도입한 선구자적 기업이라는 점, 창업자가 해외에서 대학을 나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아 해외시장에 밝다는 점 등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다루고 있는 상품 가짓수와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FI)의 존재 등 차이점도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단 비판도 제기된다. 일부에선 컬리의 몸값 띄우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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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엔 로켓배송, 마켓컬리는 샛별배송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슬아 컬리 대표는 지난달 상장 본격화를 결정하고 이달 초 팀장급 이상 간부들과 마켓컬리의 기업공개(IPO) 일정을 공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김 대표가 쿠팡처럼 미국 뉴욕 증시에 연내 상장하기 위해 금융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켓컬리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샛별배송’이다. 샛별배송이란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신선식품을 아침 일찍 받아볼 수 있어 낮 시간 대 집에 있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는 물론 회사원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벤처캐피털(VC)업계도 마켓컬리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2016년 말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와 UTC인베스트먼트·DS자산운용·LB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파트너스·캡스톤파트너스 등 국내 주요 VC로부터 약 17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2019년에는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등으로부터 1000억원을 수혈받는 등 지난해까지 총 4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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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만의 강점과 ‘쩐주’ 부재는 걸림돌
컬리는 쿠팡과 마찬가지로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배송 기사를 직고용해 빠른 배송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컬리는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쿠팡처럼 100%는 아니지만 지입제 택배 기사와 직고용한 배송 기사를 함께 운영하며 샛별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비슷한 업태라고 해서 쿠팡과 비슷한 성공사례를 예단하긴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공산품을 비롯해 신선식품 등 생활 전반에 관련된 카테고리를 다루지만 마켓컬리는 여전히 식자재 중심인 탓이다. 최근엔 쿠팡, SSG닷컴도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고 있는데다 희귀 식재료를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워지면서 마켓컬리만의 강점이 희석되고 있다.
또한 마켓컬리에게는 쿠팡의 소프트뱅크처럼 든든한 물주가 없다는 점도 뉴욕 증시 상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뉴욕 증시는 상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장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다 쿠팡처럼 차등의결권 이슈도 없다”라면서 “상장 가능성을 한국과 미국 등으로 열어둔 까닭은 이런 고민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