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전기료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와 여론 등을 고려해 이달 중 kWh(킬로와트시)당 한 자릿수의 ‘소폭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가스공사는 올 초 세운 5년 14조원 규모의 자구안에 더한 20조원 플러스 알파(α)의 추가 자구안을 당정에 제출하고, 당정은 이를 토대로 요금 인상 시점과 폭을 확정할 예정이다.
|
각 가구당 인상 폭은 얼마나 될까. 만약 킬로와트시당 7원 인상이 확정되면 주택용 고압 기준으로 1인 가구(월 평균 230kWh 기준) 전기요금은 3만4630원으로 이전보다 1830원 더 오른다. 2인 가구(289kWh)부터는 인상 폭이 2000원대로 뛰어 4만7180원(+2300원)을 부담해야 한다. 3인 가구(298kWh)는 4만9090원(+2360원), 4인 가구(307kWh)는 5만1010원(+2440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 폭을 줄이면서 국민 부담은 낮췄지만 한전의 자금난 해소는 그만큼 멀어지게 됐다.한전은 킬로와트시당 1원 오르면 매출은 약 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7원 인상 시 3조5000억원 정도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이 역시 13원 인상안의 절반 수준이다.
여당은 그러나 국민의 고통 분담 등을 이유로 당정협의회를 열어 조정 시점을 잠정 연기했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한전·가스공사의 추가 자구안을 요구해 왔다. 그 사이 한전의 회사채 누적 발행량은 지난달 기준 77조1530억원까지 늘었다. 올 들어서만 9조5500억원의 한전채를 신규 발행했다.
한전이 전기를 팔수록 적자 상태가 커지는 역마진 구조가 지속되면서 현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을 회사채 발행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2월 전력 구입단가는 킬로와트시당 167.2원, 판매단가는 ㎾h당 152.7원으로 전력을 판매해 14.5원씩 적자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