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인한 인구구조 위기가 향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각해지는 저출산·고령화로 한국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보다도 낮은 수치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에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신용등급을 담당하는 제러미 주크 이사는 지난 20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8년까지 2.1%로 추정되지만,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하방 압박으로 잠재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주크 이사는 “많은 선진국들에서 출산률 하락,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더 심각해 보인다”면서 “인구구조 변화는 향후 20~ 30년간 한국의 성장에 위협 요인이 될 것이고. 국가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제레미 주크 피치 애널리스트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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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은 올 2분기 0.7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 출산율이 1보다 낮은 유일한 나라다. 올해 남은 기간 반등이 힘든 상황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지속적인 감소는 현재 2%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더 갉아먹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 1.9%, 1.7%로 추정했다. 내년 잠재성장률은 미국의 잠재성장률(1.9%)보다 더 낮다. OECD가 잠재성장률를 추정한 2001년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앞서 IMF는 10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인구 문제를 이유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1%로 제시, 기존 전망치(2.2%)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주크 이사는 “앞으로 한국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인구 감소에 따른 하방 압력을 상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