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치고 테슬라까지?…엔비디아, 서학개미 보관액 1위 눈앞

국내 투자자 엔비디아 보관액 92억달러 넘어서
연초 44억달러 수준서 주가 90% 급등·순매수 더해져
성장성 우려 테슬라 주가 하락과 반대 흐름
고점 우려에도 GTC 이후 재차 상승, 목표가 상향 이어져
  • 등록 2024-03-26 오전 5:10:00

    수정 2024-03-26 오전 5:10: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테슬라가 지켜온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원픽’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애플을 제치고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 2위에 올라선 데 이어 테슬라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 평가액은 92억2930만3158달러로, 테슬라(100억1231만9980달러)와 격차가 10억 달러 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연초만 하더라도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엔비디아의 평가액은 43억5958만8054달러(1월 1일 기준)로, 애플(50억4330만3327달러)에도 뒤처졌고, 테슬라(133억9265만8778달러)와 비교해선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순매수 규모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선호가 테슬라를 앞섰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7억8816만5920달러, 테슬라는 7억7970만2157달러 규모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비슷한 규모로 순매수했음에도 엔비디아의 외화 증권 보관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AI 바람을 타고 엔비디아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수요가 부진하리라는 전망에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우려까지 제기되며 약세를 거듭했다. 이날까지 테슬라는 주가가 31.25% 하락한 데 비해, 엔비디아는 90.40% 급등했다.

엔비디아에 2위 자리를 내준 애플은 주가 하락에 순매도 대응까지 겹치며 외화 증권 보관액 순위가 3위까지 밀려났다. 애플은 AI 전략 부재와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 등 악재까지 겹치며 올 들어 주가가 8.95% 빠졌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2억7194만달러 규모 순매도로 대응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그간 테슬라에 투자한 서학개미가 워낙 많은 데다 주가가 하락해도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외화증권 보관액 1위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엔비디아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치솟은 탓에 고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여전히 ‘천비디아(주가 1000달러)’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다.

특히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장중 974달러까지 오른 뒤, 고점 우려에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연례 개발자 회의(GTC 2024)를 통해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을 공개하고 마이크론의 호실적이 이어지며 재차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시장의 목표가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UBS는 지난 22일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종전 800달러에서 1100달러로 상향했다. UBS는 “차세대 AI 칩 블랙웰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판매가 가속할 것”이라며 “광범위한 기업 고객을 고려하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GTC 이후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종전 875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엔비디아는 GTC에서 차세대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생성 AI를 활용해 의약품 개발 등을 돕는 헬스케어 마이크로서비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AI 플랫폼 ‘그루트(GROOT)’ 등을 공개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로봇, 헬스케어 분야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시장규모 확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엔비디아가 모든 산업에서 AI가 적용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타깃 유효시장이 단순 AI 컴퓨팅 시장에서 더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멀티플 확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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