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베이징의 4환(四環) 이내 거주자 우선 채용’.
중국 푸둥발전은행 베이징 본부가 최근 공고한 대학졸업 신입사원 채용 조건이다. 이 공고가 요즘 베이징의 대학생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베이징은 자금성을 중심으로 동심원 모양의 환상(環狀) 도로가 뚫려 있는데, 4환 이내면 도심지를 일컫는다. 은행측은 주민등록상의 주소가 아니라 실제 주소가 4환 이내여야 한다고 엄격히 제한했다. 채용인원이 50명이기 때문에 이 조건이면 사실상 도심 거주자만 채용하겠다는 뜻이다. 그 이유가 엉뚱하다.
이 은행 인사담당 관계자는 “처음 내건 이 조건은 신입사원들이 지각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전체 면적은 서울의 28배에 달하기 때문에 외곽 거주자는 지각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용전문 인터넷 사이트에는 대학생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곽인 후이룽관(回龍觀)에 사는 한 학생은 “채용 조건으로 거주지를 제한한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지방 출신 학생과 베이징 외곽 거주자를 차별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중식 특파원 j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