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MCM, 美 명품시장 판도 바꾼다"

김성주 성주디앤디 회장
MCM, 美 고급백화점 삭스피프스 입점
  • 등록 2009-09-16 오전 7:02:37

    수정 2009-09-16 오전 10:22:57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기존의 명품이라는 단어에는 소위 부잣집 부인들이 많은 돈을 주고 사는 제품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여성이 스스로 돈을 벌고 개성을 발휘하는 시대입니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명품으로 뉴 럭셔리 시대를 대표하고자 합니다".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소피텔에서 만난 김성주 성주디앤디 대표이사 회장의 말투와 표정 그리고 동작에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가 애지중지 키워 온 브랜드가 미국의 콧대높은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쾌거를 이뤘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시작으로 미국 명품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 김성주 성주디앤디 회장

성주디앤디의 대표 브랜드 MCM은 최근 미국의 고급 백화점 삭스피프스애비뉴 15개 매장에 동시 입점했다.

MCM은 김 회장이 2005년 3월 인수한 독일 명품 브랜드다. 1992년부터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한국 시장에 선보여오다 아예 인수한 지 4년 남짓 흘렀다.

MCM은 이미 한국에서 인기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데 이어 이번 삭스피프스 입점으로 인해 글로벌 무대에서 본격 경쟁할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MCM은 미국에서도 낯선 브랜드는 아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14개 도시에 부티크를 갖고 있던 명품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철수했던 것을 김 회장이 인수한 후 다시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MCM은 지난 2007년 블루밍데일즈 백화점 14개 매장에 입점했고, 지난해에는 뉴욕의 랜드마크인 플라자호텔에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에 삭스피프스에까지 진출했다.

김 회장은 "경제 위기로 인해 많은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퇴출당하는 마당에 새로 입점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10여년 전 미국에서 성공했던 브랜드를 한국 회사가 다들 들여온 것에 대해 뉴욕 패션업계가 놀라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발생한 금융위기에도 불구, MCM은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18%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MCM을 이처럼 성장시킬 수 있었던 데는 그가 1980년대 중반 블루밍데일즈 백화점 기획팀에서 일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뉴욕 패션 업계의 거물이자 블루밍데일즈의 전 회장인 마빈 트라우브가 김 회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김 회장과 한영아 MCM 미국지사장(상무)의 끈질긴 노력이 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들은 삭스피프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핸드백을 6개월 동안 조사했고, 이를 토대로 디자인팀에 새로운 제품 개발을 지시했다. 삭스피프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네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미국 명품 시장에서 MCM의 현재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김 회장은 루이뷔통(Louis Vuitton)이나 샤넬(Chanel) 같은 `톱 럭셔리` 포지션을 추구한다고 했다. `어포더블 럭셔리`를 표방하는 코치(Coach)보다는 한 단계 위라는 의미다.

그는 "코치는 유럽 매장에서 대부분 철수하고 일본과 한국에서 그나마 인기를 끌고 있다"며 "MCM은 톱 럭셔리 포지션을 추구하면서도 가격은 샤넬이나 루이뷔통보다 15~30%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내 MCM 핸드백 가격은 대부분 700~1000달러 선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당장 경쟁 관계에 있는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기존 명품 브랜드와는 다른 신개념의 명품이라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는 "MCM은 뉴 럭셔리 시대를 대표할 것"이라며 "우리가 최상의 고객으로 보는 대상은 21세기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MCM이 한국 시장에서도 해외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CM은 국내에 라이센스로 처음 소개된 탓에 아직까지 백화점에서는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코치 등이 들어가는 소위 `명품존`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는 "그래서 미국에서의 포지션이 더욱 중요하다"며 "미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한국 백화점 40% 이상에서 명품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백화점에서 철수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MCM 같은 브랜드를 또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김 회장은 아직은 아니라고 했다. MCM을 더욱 확고히 키운 후 인수합병(M&A)에 나서도 늦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성그룹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이기도 한 김 회장은 수년 전 불거졌던 형제 간의 분쟁이 사라졌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산업 분야가 워낙 다르지만 서로 협조할 수 있는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 김성주 회장 약력
 
▲1956년 경북 대구 출생 ▲1975년 이화여고 졸업 ▲1981년 연세대 신학과 졸업 ▲영국 런던정경대학원 수료(국제정치학),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수료(기독교윤리/경제학), 앰허스트리지 명예박사(인문학) ▲1985년 미국 블루빙데일 회장 직속 기획팀 근무 ▲1989년 대성산업 입사 ▲1990년 성주인터내셔널 설립 ▲2003년 CNN 선정 아시아 최고 리더 8인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내 새끼 못 보내
  • 터질 듯한 '황소 허벅지'
  • 이런 모습 처음
  • 웃는 민희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