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기는 자회사에 지주사도 '쓴맛'…두산 봄날은 언제쯤

두산, 자회사 상장 후 33.5% 하락
핵심 자회사 상장에 기대감으로 '온탕'
상장 후 지주사 저평가 저주에 걸려 '냉탕'
전자BG, 주가 반등 열쇠…"내년 업황 회복 노려야"
  • 등록 2023-11-06 오전 6:40:00

    수정 2023-11-06 오전 6:4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주가 하락의 쓴맛을 보고 있다. 알짜 자회사로 손꼽히는 두산로보틱스 상장으로 기업 평가가 낮아지는 ‘지주사 할인’의 저주를 피하지 못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자회사 기업공개(IPO)라는 주가 상승 재료가 소멸한 만큼 자체 사업인 전자 비지니스 그룹(BG)의 성과에 따라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두산(000150) 주가는 두산로보틱스(454910) 상장 후 한 달(10월5일~11월3일) 동안 무려 33.54%나 내렸다.

알짜 자회사 상장 기대감에 지난 9월12일 장중 16만6600원을 찍으며 52주 최고가를 달성했으나 현재는 당시 고점보다 55% 폭락한 7만5700원(3일 종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7만21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여기에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034020)의 회계기준 위반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유가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지만, 상장 첫날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 당일(10월5일) 장중 6만7600원에 거래됐던 주가는 지난 3일 4만4800원으로 33.7% 하락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3만2150원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반 토막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두산 주가가 불과 두 달 만에 냉탕과 온탕을 오간 것은 자회사 상장에 따른 이중할인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지주사들은 핵심 사업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앞서 두산도 두산로보틱스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치솟았다.

그러나 자회사 상장이라는 주가 상승 재료가 소멸하면 지주사 주가는 내려간다. 핵심 자회사 상장으로 지주사의 평가가 낮아지는 할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물적분할 후 상장하자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카카오(035720)SK케미칼(285130) 역시 각각 카카오뱅크(32341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상장 후 지주사 할인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IPO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자회사 상장에 따른 투자수요 이탈과 연결 실적 모멘텀 약화, 시장 변동성 확대가 겹치며 두산 주가가 급락한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순자산가치보다 73% 할인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상장 모멘텀이 사라진 시점에서 주가 반등의 열쇠는 자체 사업의 성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은 3분기 자회사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자회사 밥캣의 실적 부진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전자BG는 PFC(전기차 배터리 최소 단위 셀을 연결하는 소재)과 폴더블 소재 중심의 매출이 성장을 견인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두산이 최근 반도체 감산,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를 진행하는 가운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줄지가 앞으로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는 전자사업은 반도체용 PKG, 통신네트워크장비, 스마트폰, 2차전지배터리, 수소연료전지 전극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소재 생산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췄으나 부진한 시황에 직면해 있다”며 “자회사 성장과 주력 계열사 회계비용 문제는 주가에 반영된 만큼 내년 자체 사업의 회복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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