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저출산 대책' 미혼까지 대상 적극 확대해야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 0.70명 '날개없는 추락'
서울 29~31세比 전국 1위…출산율은 0.53명 꼴찌
미혼 MZ세대에 '난자 동결' 등 적극적 대책 펼쳐야
  • 등록 2023-09-11 오전 6:01:00

    수정 2023-09-11 오전 6:01: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05명 감소하며,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0.70명)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분기별 합계출산율은 통상 매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올해는 0.6명대로 추락할 수 있단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더욱 심각하다. 작년 한해 0.59명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엔 0.53명으로 역대 최저치마저 갈아치웠다. 그러나 서울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연령대별 인구 구조로 인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시사점도 던져준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젊은 층이 빠르게 줄고 있는 우리 현실 속에서 서울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올 8월 기준 서울시 연령대별 주민등록인구.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가 만 29~31세(빨간선 안)로 만 50세 안팎이 최다인 전국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자료=통계청)
통계청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주민등록인구는 5137만 7213명으로 이 중 연령대별 최다 인구는 만 52세(1971년생)로 93만 9878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만 62세(1961년생) 93만 8187명, 만 54세(1969년생) 92만 9944명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인구 1~3위 연령대는 만 30세(1993년생)로 17만 465명, 만 29세(1994년생) 16만 8756명, 만 31세(1992년생) 16만 7795명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연령대 인구가 최다인 시·도는 서울이 유일하다. 나머지 16개 시·도는 모두 50대 인구가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평균 초혼 연령(2022년 기준)이 남자 33.72세, 여자 31.26세란 점을 감안하면, 서울은 결혼 적령기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데도 출산율은 전국 최저인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비 신혼부부를 포함해 기혼자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앞으로는 20·30대 미혼자까지 대폭 확대할 필요성을 방증한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MZ세대가 지향하는 저출산 극복 대책 논문 경진대회’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 50명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진행한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논문은 ‘생식 세포 냉동 보관을 통한 40대 이후의 출산지원 방안’(박효진 대구대 난임연구소 연구원)이었다. 이 논문은 20·30대 젊은 시절에 남녀 생식 세포를 냉동 보관해, 40대 이후 결혼과 출산에 관심이 생길 때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안으로 서울시가 이달부터 저출산 극복을 위해 미혼 여성까지 난자 동결 비용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려상을 받은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저출산 문제 극복 전략’에선 MZ세대 중심의 베이비시터 제도를 도입, 그들에게 양육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결혼·출산·육아 등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전체 접수 논문 중 약 20%는 미혼자의 이성 교제 활성화를 저출산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가치관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출산에 대한 미혼자의 인식까지 바꿀 수 있는 저출산 대책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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