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두부 사랑' 중국 사로잡은 풀무원…제2공장 준공

간편식도 인기…연평균 매출 71%씩 성장
베이징 2공장 준공으로 생산능력 4배로 확대
"풀무원처럼 해라" 중국 관료들도 엄지척
  • 등록 2022-04-03 오전 9:23:14

    수정 2022-04-04 오전 6:31:40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진출 초기 6~7년 적자 내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사업을 접어야 하나 고민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최근 시장이 커지고 사업이 잘돼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다 베이징 2공장도 준공하게 됐습니다. 이를 기회 삼아 도약하는 풀무원이 되겠습니다.”

두진우 풀무원 중국법인 대표가 지난달 31일 베이징시 핑구(平谷)구에 위치한 베이징 2공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두진우 풀무원 중국 법인 푸메이뚜어식품(圃美多) 대표는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시 핑구(平谷)구에 위치한 풀무원 베이징 2공장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감회가 새롭다”며 이처럼 말했다.

풀무원은 중국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국내기업 중 하나다. 후발 주자로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진출 초기에는 17억원어치를 팔면 적자가 51억원에 달해 매년 한국 본사에서 손을 벌려야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반엔 신선 제품을 취급하려는 대리점을 찾지 못해 베이징에서 선전까지 2000km가 넘는 거리를 직접 배달하며 보따리상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 인고의 시간…10년만에 첫 흑자전환

풀무원 베이징 2공장에서 두부를 포장하는 모습. 사진=풀무원 제공
그랬던 풀무원은 샘스클럽 등 회원제 창고형 마트, 허마셴셩 등 O2O 유통 경로를 뚫어 매출을 키워갔고, 바른 먹거리와 간편식을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늘면서 2019년부터 연평균 매출이 71%씩 성장했다. 2년 전인 2020년 중국 진출 10년 만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51.6%, 11.8% 성장한 4억8600만위안(약 930억원), 5700만위안(약 109억원)을 기록하며 유통업계를 놀라게 했다. 두부의 나라로 불리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성공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풀무원은 최근 300억원을 투자해 베이징 1공장 옆에 지상 3층 면적 1만2146m (약 3674평) 규모의 2공장을 완공했다. 기존 설비로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할 수 없어서다. 2공장은 전자동 생산 시스템으로 두부생산 능력이 연간 1500만모에서 6000만모로 4배 커졌다.

풀무원 중국 공장 폐수처리장에 물고기가 살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풀무원 중국공장이 가장 자부하는 곳은 다름 아닌 친환경 폐수처리시설. 이곳 공장에서 나가는 하루 500t의 폐수는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 5ppm 이하로 깨끗하게 정화된다. 폐수처리 시설장에는 물고기가 떠다니기도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중국 정부 측 인사들이 이 지역에 오면 꼭 이곳을 들린다”며 “다른 기업들에 보여주면서 공장은 ‘풀무원처럼 관리 해야한다’고 지시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풀무원은 이 처리 시설로 2020년 베이징 핑구구 환경생산 선진기업,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최한 2021기업사회책임(CSR)대회’에서 녹색발전 부문 우수상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공장 준공에 맞춰 올해 하루 폐수처리량을 1500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방도시까지 판매 확대…2030년 매출 30억위안 목표

식품 공장인 터라 위생 문제상 직접 공장 안에 들어갈 순 없었지만 유리창으로 생산현장을 볼 수 있었다. 두부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단 14명. 모든 시스템이 전자동으로 설계돼 실제로 사람이 하는 일은 검수나 기계조작 등이 다였다. 두부 한 모를 만들기까진 긴 시간이 필요했다. 1시간 가량 물에 불린 콩을 갈아서 응고시키고 성형, 절단, 포장하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이어 3시간 가량의 살균, 냉각을 거쳐 완성된 제품은 중국 전역의 식탁에 올라가게 된다.

풀무원 중국 공장 내부 모습. 전자동 설비라 직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은 기존 베이징 1공장의 생산라인을 재배치해 냉장 파스타 생산능력도 기존 연간 4500만개에서 1억개로 2배 이상 늘렸다. 풀무원은 이번 공장 준공으로 기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 거점 도시(1선도시) 중심에서 지방도시까지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스타류는 풀무원 중국 법인의 매출 44%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다.

공장 3층에는 건면, 콩 등 300여가지의 원재료가 쌓여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고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최근엔 주요 상품의 재고를 최대 2개월치를 비축해 두고 있다고 한다.

풀무원은 면 제품에서 시작해 냉면, 떡볶이, 두제품, 냉동 만두, 김치 등 120여가지 제품을 중국 전역에서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 중국 법인은 급증하는 중국 내 간편식 수요를 공략해 2025년 매출 10억위안(약 1900억원), 2030년 30억위안(약 57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왕이(가운데) 중국 외교부장과 장하성(왼쪽) 주중한국대사가 2019년 중국 외교부 자선바자회에서 풀무원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풀무원 제공
최근 중국에선 코로나19로 각 도시가 봉쇄되며 각 기업이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풀무원은 경로를 우회하고, 트럭 기사를 중간에 바꾸는 등 각 종 방법을 동원해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풀무원 이효율 대표는 이날 영상을 통해 “중국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며 “2010년 베이징과 상하이에 진출 한 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베이징 2공장 준공이 중국 사업의 제2의 역할을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글로벌 식품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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