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DI가 제안한 신ㆍ구 연금 분리제, 검토해볼 만하다

  • 등록 2024-02-23 오전 5:00:00

    수정 2024-02-23 오전 5:00:00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신·구 연금을 분리해 운영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첫째, 향후 내는 보험료는 별도의 금고(신 연금)에 적립하되 기대수익비가 1(낸 만큼 받는 구조)이 되게 운영한다. 둘째, 기대수익비가 1 이상(낸 것보다 더 받는 구조)인 현행 연금은 기존의 적립금을 재원으로 충당하되 부족분은 세금으로 메꾼다, 셋째, 신·구 연금 모두 동일하게 소득대체율 40%를 보장하되 연금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5.5%로 올린다는 것이다. KDI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그제 발표했다.

KDI 제안은 두 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나는 지속가능성 측면이다. 현재의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더 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기본적으로 불합리한 구조여서 인구 증가로 매년 수급자보다 신규 가입자가 더 많아야 존속할 수 있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인구 증가가 멈추면 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으며 KDI는 그 시기를 205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연금이 존속하려면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이 필요하지만 국민적 저항을 이겨내기 어렵다. 따라서 별도의 금고를 만들어 미래 세대의 연금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세대간 불균형 해소의 측면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기존 세대가 낸 것보다 더 가져가면 미래 세대의 몫은 없어진다. 현재 세대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연금의 균형추를 바로잡아야 한다. 미래 세대에 지급할 연금을 쌓아둘 금고를 따로 만들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행 연금제도의 불합리한 구조가 다음 세대로 전이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KDI 제안에는 보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신·구 연금을 분리할 경우 구 연금의 재정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KDI는 부족 규모가 609조~8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더라도 노인 빈곤 해결에는 미흡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공론의 장을 열어 더 나은 대안 모색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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