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제안은 두 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나는 지속가능성 측면이다. 현재의 국민연금은 낸 것보다 더 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기본적으로 불합리한 구조여서 인구 증가로 매년 수급자보다 신규 가입자가 더 많아야 존속할 수 있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인구 증가가 멈추면 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으며 KDI는 그 시기를 205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연금이 존속하려면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이 필요하지만 국민적 저항을 이겨내기 어렵다. 따라서 별도의 금고를 만들어 미래 세대의 연금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KDI 제안에는 보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신·구 연금을 분리할 경우 구 연금의 재정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KDI는 부족 규모가 609조~8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더라도 노인 빈곤 해결에는 미흡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공론의 장을 열어 더 나은 대안 모색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