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력 확대 효과 미미…'레그테크' 새 대안으로

[구멍난 은행 내부통제 끊임없는 금융사고]
5대은행, 준법감시인력 13% 늘렸지만 사고 예방 미미
해외선 레그테크 솔루션 도입 확산…공공 부문도 적용
국내 은행 이상거래탐지 등 집중…레그테크 고도화 필요
  • 등록 2024-04-09 오전 5:00:00

    수정 2024-04-09 오전 5:0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매년 되풀이하는 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는 금융회사의 제재와 함께 신용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권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늘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8일 이데일리가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19개 은행의 경영공시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준법감시인력은 707명으로 전년(622명)대비 85명(13.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사고는 36건으로 전년대비 2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인력 증가분만큼의 효과도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낙제 수준이다. 이는 기존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편과 인력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시스템과 인적 구성의 미비점을 보완해 줄 수단으로 떠오는 게 ‘레그테크’(Regtech)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hy)의 합성어로 기술을 활용해 규제를 관리·준수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지난 2022년 3월 국내 기업의 회계, 재무 관련 종사자와 감사실 임직원 59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회계감사와 디지털 감사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19%는 내부 회계관리제도가 횡령, 부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형식적 운용(62%), 담당자들의 공모(17%)를 꼽았다.

레그테크 솔루션은 크게 △규제 당국 보고 사항 △위험 관리 △신원 관리 및 통제 △규제준수 모니터링 △거래 감시로 나뉜다. 미국의 JP모건은 지난 2016년 대출 계약서 검토작업에서 오류를 줄이기 위해 AI(인공지능)를 적용한 계약서 검토 소프트웨어 ‘COiN’을 도입했다. 대출 사고의 80%가 계약 해석 오류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검토 정확도가 높아졌고 작업속도도 연 36만 시간에서 초 단위로 단축됐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광고 심의 절차에 AI 자동검사와 실시간 협업 기능을 탑재한 컴플라이언스 플랫폼 ‘Saifr’를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했다.

글로벌 감독 당국도 레그테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은 소비자 보호, 보안, 안전성 확보 등을 목표로 재무·거래 활동, 잠재적인 범죄·위험, 규제준수 등을 모니터링하는 레그테크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도 레그테크를 활용해 자금세탁방지(AML) 준수, 규제 보고와 위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규제준수, 고객 보호, 경영의 효율성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이 일부 업무영역에 레그테크 기술을 도입했다. 주로 AML과 이상거래탐지 등에 집중돼 있다. 여신과 상품판매 등에 특화한 시스템 개발과 기존 프로그램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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