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추세적 하락 어려워…러 제재 원유생산 차질 관건"

대신증권 보고서
  • 등록 2022-03-21 오전 7:56:11

    수정 2022-03-21 오전 7:56:11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당분간 추세적 하락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 코로나19 확산은 단기적 영향에 그치겠지만 러시아의 원유 생산 차질은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국제유가 변동성이 높은 이유로는 현재의 원유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인데, 이는 국제에너지기구의 3월 에너지전망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국제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관점 차이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95.04달러를 기록한 이후 104.70달러로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전세계 경제활동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 영향력을 평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유수요전망치를 전월에 비해 상향조정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원유수요전망치를 크게 하향 조정하지 않았지만, 경제전망치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의 수치라고 따로 명시했다.

반면, IEA는 2022년 원유수요전망치를 전월에 비해 95만b/d(barrels per day) 하향조정했다. IEA는 러시아의 원유수출금지, 높은 유가 수준과 인플레이션이 원유수요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2~3분기에 수요감소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제성장률 하락과 대부분의 항공 운항 중지로 러시아의 원유수요 전망치를 43.5만b/d 하향조정했으며, 주요 원유수요국가들의 전망치도 1% 하향조정했다.

원유공급에 대한 전망도 상이했다. OPEC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효과가 공급측면에도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IEA는 2022년 원유공급전망치를 280만b/d 하향조정했다. IEA는 4월부터 러시아 원유생산량이 300만b/d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후 공식적 또는 자발적 제재 강화로 공급차질량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향후 국제유가는 중국의 코로나19확산에 따른 원유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로 인해 유가 하방선은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전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은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상해와 선전지역이 셧다운됐으며, 기타 지역에서도 코로나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교통 이용량이 줄어들었다”며 “상해와 선전지역의 도로교통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36%, 26% 감소했으며, 셧다운이 되지 않은 베이징도 2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추가적인 셧다운으로 원유수요 감소(도로교통량 감소, 산업 및 부동산 활동 감소)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단기적 영향에 그치더라도, 러시아의 원유생산 차질은 지속되면서 유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 3월 원유적재량이 620만톤에서 590만톤으로 하향조정됐다.

김 연구원은 “아직까지 러시아의 원유수출량이 얼마나 클 것 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며 “하지만 현재의 원유공급 상황상 단기적으로 급격한 원유공급 증대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제재가 존재하는 한 원유시장은 유가 상승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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