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올해 아홉살인 ‘체이서’라는 이름의 암컷 보더콜리(양치기견의 일종)다.
체이서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워포드 칼리지에서 개의 학습능력을 연구하는 동물심리학자 존 필리 교수의 지도를 받아왔다.
1994년 생후 8주 때 필리 교수의 연구소에 온 체이서는 지금까지 1천개 이상의 단어를 익혀 여러차례 화제에 올랐다.
동물 인형이나 공 같은 장난감을 구별할 수 있고 ‘테니스공을 바구니에(넣어)’처럼 특정 장난감을 골라 일정한 명령에 따르라는 지시도 알아듣는다.
앞서 2004년 독일의 보더콜리 ‘리코’가 200개 단어를 익힌 사례가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적이 있는데 체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1천22개의 명사를 구별한다.
단어 한두 개나 ‘명사+동사’로 이뤄진 간단한 구문에는 이미 통달한 체이서는 최근에는 단어 4개로 이뤄진 문장까지 배웠다.
돌고래나 침팬지같이 지능 높은 동물들도 어려워하고 개한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수준이다.
필리 교수는 체이서가 훈련을 잘 따라오고 있는데 다만 일반적인 영문법의 반대 어순으로 말해야 알아듣는다고 설명했다.
필리 교수는 “보더콜리가 워낙 집중력과 경계심이 넘쳐서 맨 마지막에 들리는 단어에 대한 행동을 먼저 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훈련이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필리 교수는 강조한다.
그는 “하루에 다섯 시간씩 체이서를 가르쳐 세가지 이상의 문법 요소를 알아듣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개가 단어의 의미를 알려면 그 전에 해당 물체의 가치를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