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접대문화 바꾸다]⑤명절선물, 한우·굴비 사라지고 김·멸치세트 늘 듯

접대 한도 제한하는 것이 법의 핵심
고가 선물·음식 대접 안돼..백화점·고급 식당 등 '타격' 불가피
중저가 특산물, 택배업계 등 '반사이익' 예상하기도
  • 등록 2016-08-08 오전 6:00:25

    수정 2016-08-08 오전 6:00:25

지난달 28일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의 심리 결과를 선고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들어선 모습.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당장 다음달 28일부터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되면 유흥업·한정식 식당 등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반면 중저가 특산품, 비즈니스 호텔 등이 대체 수요로 각광받으며 깜짝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룸살롱·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업들이 법인카드로 지출한 접대비는 약 1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유흥업’에 지출한 비용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작년에만 1조1418억원이 쓰였다. 업소에서 주로 팔리는 위스키·와인 등 고가 주류 판매도 덩달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식사 접대에서 빠질 수 없는 고급 한정식 식당도 울상이다. 특히 1인당 코스 가격이 3만원을 웃도는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세종시 등 주변 식당가가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어갈 전망이다. 1인당 가격이 5만원을 훌쩍넘는 특급호텔도 사정은 비슷하다. 관가가 모여있는 사대문 안 도심호텔이 타격이 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특급호텔·고급 한정식집 수요가 L7·롯데시티호텔·신라스테이 등 비즈니스 호텔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 부담은 덜하면서 분위기·품격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현재 서울 시내 비즈니스 호텔 점심 뷔페는 1인당 평균 1만5000원~2만원 사이로 책정돼 있다.

‘고가 선물’의 대명사로 불려온 한우·굴비 등의 인기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선물세트는 대부분 20만원 이상을 호가해 선물을 5만원이하로 제한하는 김영란법의 사정권 안에 있다. 이에 수요 감소를 우려한 농수축산 업계는 ‘생존권 자체가 흔들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훼업계도 김영란법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경조사비 한도를 10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법의 특성상 평균 10만원 대의 경조사용 화환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헌법소원을 내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5만원 이하 제품으로 구성된 김·멸치·잣 등 지역 특산물 업체는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고가의 선물 수요가 중저가 선물세트로 옮겨갈 것으로 보여서다. 일단 이번 추석(9.14~16)까지는 적용되지 않지만 미리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5만원 이하 중저가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관련 농어민은 이번 추석을 매출 증가의 기회로 보고 신상품을 만들거나 공급을 늘릴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영란법이 택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선 5만원 이상의 선물을 제한하는 법의 취지에 따라 고가 대신 중저가 선물을 다수에게 하는 풍토가 확산해 택배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반면 배송내역이 남는 택배 보다 기록이 남지 않는 퀵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도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 공익 신고 포상금을 노린 파파라치 양성 학원이 그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김영란법 위반자를 신고한 사람에게 최대 20억 원의 보상금(국고 환수액 비율에 따른 최대 보상액), 최대 2억원의 포상금(국고환수액과 상관없이 주는 최대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들이 고가의 선물, 식사대접 자체보다 우려하는 건 언제, 어느 곳에 도사리고 있는지 모를 내부 고발자 또는 파파라치”라면서 “이런 이유로 파파라치 학원이 특수 수준을 넘어 대박을 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줄 길게 선 김호중 공연장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