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이 0.81명(통계청 자료)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0.87명보다 0.06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 기간 태어난 출생아는 6만 4256명으로 전년동기(6만 8371명)대비 4115명 감소했다. 매년 1분기 출생아 수가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2~4분기 출산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작년 한해 0.78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합계출산율은 올해도 신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 2021~2022년과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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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언급하며, 관계부처가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킹,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38만~76만원)으로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처음 제안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가사근로자법 적용 예외인 ‘가사(家事)사용인’ 신분으로 외국인을 채용하면 최저임금(9620원)과 관계없이 임금을 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을 위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저임금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에 대해 노동착취나 성·인종차별, 불법체류 논란 등 비판이 만만찮다. 또 외국인들의 가사서비스 일자리 잠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저임금으로 고용하려면, 한집에 살며 숙식을 제공해야하는 탓에 우리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수많은 문제점과 우려들이 있지만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두 총동원해야할 만큼 우리나라의 현실은 절박하다.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2022 서울서베이’ 결과를 보면 미취학 자녀를 둔 엄마들은 가족돌봄과 가사노동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또 자녀 돌봄 방식 1순위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이었다. 보육시설이 돌보지 못하는 사각시간대를 채우기 위해 부모들은 육아 및 등·하원 도우미를 고용하느라 100만~200만원을 매달 지출하고 있다. 일부에선 태권도장이나 각종 학원들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엄마들이 가족돌봄과 가사노동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보육시설이 책임질 수 없는 사각시간대에 저비용으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입국시 사전 교육하고, 한국 정착을 돕는다면 제도의 안정적 정착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작용을 고민하기에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망설일 시간조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