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도우미, 반대만하기엔 절박한 저출산[기자수첩]

1분기 합계출산율 0.81명 또다시 '역대최저'
'외국인 가사도우미' 법적으로 최저임금 미적용 가능
노동·성착취 및 인종차별 등 반대 목소리도 크지만
세계 최저 출산율 극복 위해선 모든 방법 총동원해야
  • 등록 2023-05-26 오전 6:00:00

    수정 2023-05-26 오전 6:00: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해 1분기 합계 출산율이 0.81명(통계청 자료)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0.87명보다 0.06명 감소하며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 기간 태어난 출생아는 6만 4256명으로 전년동기(6만 8371명)대비 4115명 감소했다. 매년 1분기 출생아 수가 가장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2~4분기 출산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작년 한해 0.78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합계출산율은 올해도 신기록 경신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2021~2022년과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언급하며, 관계부처가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싱가포르 사례를 벤치마킹,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38만~76만원)으로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처음 제안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가사근로자법 적용 예외인 ‘가사(家事)사용인’ 신분으로 외국인을 채용하면 최저임금(9620원)과 관계없이 임금을 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을 위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저임금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에 대해 노동착취나 성·인종차별, 불법체류 논란 등 비판이 만만찮다. 또 외국인들의 가사서비스 일자리 잠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저임금으로 고용하려면, 한집에 살며 숙식을 제공해야하는 탓에 우리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수많은 문제점과 우려들이 있지만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두 총동원해야할 만큼 우리나라의 현실은 절박하다.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2022 서울서베이’ 결과를 보면 미취학 자녀를 둔 엄마들은 가족돌봄과 가사노동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또 자녀 돌봄 방식 1순위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이었다. 보육시설이 돌보지 못하는 사각시간대를 채우기 위해 부모들은 육아 및 등·하원 도우미를 고용하느라 100만~200만원을 매달 지출하고 있다. 일부에선 태권도장이나 각종 학원들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엄마들이 가족돌봄과 가사노동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보육시설이 책임질 수 없는 사각시간대에 저비용으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입국시 사전 교육하고, 한국 정착을 돕는다면 제도의 안정적 정착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부작용을 고민하기에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망설일 시간조차 없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 '열애' 인정 후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