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탄탄한 미국 경제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 ‘남북 경협’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우려나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하반기 증시의 눈높이는 낮추되 상승 추세에 대한 확신은 가져가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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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14일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장을 대상으로 하반기 증시 전망을 인터뷰했다. 주목할 점은 상당수 증권사가 코스피 상단을 낮췄다는 점이다. 실제 당초 3000포인트 돌파를 점쳤던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 밴드를 2350~2750포인트로 대폭 낮췄다. 하단은 150, 상단은 250포인트 낮춘 수준이다. 김재중 센터장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네 차례로 상향 조정되면서 긴축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달러 강세 압력이 강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기와 물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수급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본격화는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된다는 점은 증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신흥국 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머징 관련 펀드에서 환매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머징마켓 지수 내 편입 비중이 큰 한국 증시의 수급이 꼬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이 작년 말 제시한 코스피 예상밴드는 2400~3100포인트. 하지만 오 센터장은 연내 3100포인트 도달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코스피 고점을 28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3분기 상장사 순이익은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분기 중 이익 모멘텀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현재 주가 수준이 이익대비 매우 낮기 때문에 달러 약세 전환과 함께 증시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하반기에도 여전히 기업이익 증가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확장 국면이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상반기에 조정을 이미 많이 받았고 4차산업이라는 성장동력과 남북경협이라는 특수한 잠재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는 2350~2850을 제시했다.
하반기 증시, 금리·남북경협에 달렸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증시를 좌우할 키워드로 ‘금리인상’을 꼽았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면 실질 정책금리가 플러스(+) 구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과거 2006~2007년, 2014~2015년 당시 미국 실질금리가 플러스 전환한 이후 성장 탄력이 급격히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의 속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하반기 국내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키워드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신흥국 리스크 확대’를 꼽았다. 구 센터장은 “국가별 통상협상 과정에서 합의, 제제, 보복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해외 주요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유동성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신흥국가에서는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며 “다만 신흥 국가에서 위기가 커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남북관계’를 제시했다. 윤 센터장은 “기업 이익이 생각만큼 늘지 않더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축소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