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첫 모습을 드러낸 후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며 국내 경차 시장의 판도를 뒤집고, 또 선두의 자리를 뺏긴 기아 모닝과 치열한 판촉전, 홍보전을 펼치며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더 넥스트 스파크는 ‘단순한 경차’로 그 가치를 한정 짓기에는 늘 아쉬운 존재로 느껴졌다.
이번 시승은 그 가치를 재확인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쉐보레 스파크의 가장 큰 경쟁 모델은 역시 기아의 올 뉴 모닝이다. 비슷한 해치백 형태의 경차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체격이나 패키징 부분에서도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 두 차량의 인연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고 아마 이 경쟁 관계는 앞으로도 스파크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 아닐까?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부여한 더 넥스트 스파크의 외형은 말 그대로 감각적이고 세련된 모습이다. 3,595mm의 전장과 1,595mm의 전폭은 경차 규격을 최대한 활용하며 차량 패키징에 많은 신경을 쓴 모습이다. 참고로 종전 1,520mm에 이르던 전고는 1,475mm로 45mm를 낮추면서 한층 안정적이고 날렵한 실루엣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측면은 기존보다 10mm가 늘어난 2,385mm의 휠 베이스와 컴팩트하게 마련된 해치백의 아이덴티티가 잘 드러난다. 기존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2열 도어의 시크릿 도어 캐치를 적용해 스파크 고유의 감성을 살렸지만 보다 세련된 실루엣과 숄더 라인을 더해 역동적이고 산뜻한 이미지를 완성했으며 명확한 캐릭터 라인의 부여로 차량이 가진 역동성과 컴팩트한 감성이 한층 강조된 모습이다.
실내 공간은 데뷔한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큰 감흥은 없지만 확실히 기존의 스파크 대비 대대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뤄냈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한층 여유롭고 보편적이면서도 브랜드의 감성을 잘 담아낸 구성에 좋은 평가를 더하고 싶다.
다만 2열 공간은 아무래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애초 경차에 성인 남성 네 명이 편안하게 앉는 것은 과한 욕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스파크의 2열 공간은 적어요 ‘한국의 경차가 갖춰야 할 기본’은 확실히 지키고 있어 조금만 불편함을 감내한다면 스파크의 2열 시트에 몸을 맡기는 것이 그렇게 고문과 같은 행동은 아닐 것이다.
쉐보레는 더 넥스트 스파크를 보다 경쟁력 있는 경차로 개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완성도를 높인 3기통 가솔린 에코텍 엔진(SGE)을 선택했다. 이 엔진은 초대 스파크의 4기통 엔진과 와전히 다른 엔진으로 최고 출력 75마력과 9.7kg.m의 토크를 낸다. 한편 자트코에서 공급하는 C-TECH 변속기(CVT8)을 탑재하여 14.8km/L의 공인 연비(복합 기준)을 달성했다.
선명하고 감각적인 컬러감이 돋보이는 스파크의 도어를 여려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동을 걸기 전 시트 포지션과 스티어링 휠의 위치 등을 조절하고 시야를 확인했다. 이전보다 차량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넓은 시야와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포지션이 구현된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3기통 엔진이 그 존재감을 과시한다. 사실 기존의 4기통 엔진과 비교하더라도 정숙성 부분에서는 크게 거슬리거나 불편한 점을 느낄 수 없어 GM이 이 엔진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게다가 경쟁 모델인 모닝이 정숙성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점을 드러내는 걸 고려한다면 더욱 만족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기본적인 변속기의 반응이나 감각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혹자는 아직 CVT에 대해 부담감이나 불신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스파크의 C-TECH는 그 대상에서 벗어나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 모닝의 4단 변속기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가치 있는 변속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기존 모델 대비 한층 여유로운 감성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대 스파크의 강점이었던 고속에서의 안정감 역시 충분히 구현했다. 실제 고속 주행 시에도 한층 안정된 모습과 우수한 정숙성, 그리고 노면의 충격을 최대한 덜어내려는 하체의 움직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차량을 사고 그 사람들은 각자의 기준에 따라 차량을 판단한다. 때문에 이번 시승처럼 드라이빙의 경험만으로 차량을 판단하는 건 100% 옳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경차가 드라이빙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낸다는 것으 ‘차량을 얼마나 신경써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된다.
올 뉴 모닝이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분명 존재하지만, 스파크는 스파크대로 그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좋은점: 뛰어난 드라이빙과 세련된 외형
안좋은점: 다소 아쉬운 편의 기능 및 2열 폴딩의 번거로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