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수교 늦었지만 비약적 성장…우린 상호 보완 관계"[만났습니다①]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응우옌 부 뚱 주한베트남대사 인터뷰
중국 대신 베트남 뜬다…대사가 밝힌 7가지 이유
1억명 거대한 시장·저렴한 노동력·문화적 동질성
"韓 기술 이전에 관심… 무역 불균형 해소될 것"
  • 등록 2022-11-09 오전 6:00:00

    수정 2022-11-09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한국은 베트남에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고, 두 번째로 큰 관광객 시장이자, 첫 번째로 큰 투자자입니다. 코로나19 전에는 한국과 베트남 모두 상대방 나라에서 각각 20만 명의 교민들이 생활하고 일하고 공부했죠.”

응우옌 부 뚱 주한베트남 대사(사진=김태형 기자)
응우옌 부 뚱(Nguyen Vu Tung) 주한베트남대사는 최근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서울 삼청동 주한 베트남대사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모두의 우방국’을 추구하는 베트남에도 한국은 특별히 우선순위에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한국에도 베트남은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다. 4위 교역 대상국이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위 교역 대상국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LG디스플레이 등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만 1만여 개에 달한다. 베트남은 최근 미중 갈등으로 경제 협력이 불안정해진 중국을 대신할 투자처로 떠올랐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남·북 베트남이 통일된 1975년부터 단절됐으나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하며 새 전기를 맞이했다. 이후 양국은 꾸준히 양자 관계를 격상했고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혀왔다. 베트남은 대외협력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 세 단계로 구분한다. 우리 정부는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국가주석이 방한하는 계기 베트남과의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과 이 관계를 맺은 국가는 현재 중국, 러시아, 인도 세 나라뿐이다.

뚱 대사는 푹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에 대해 “올해는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1년 간의 양국 기념 활동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발전의 길을 여는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며 “양측은 이번 방문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우옌 부 뚱 주한베트남 대사(사진=김태형 기자)
다음은 뚱 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맞았는데 소감은.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는 다른 몇몇 국가들에 비해 늦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훨씬 더 풍요로운 성장을 이뤄냈다. 정치·경제·문화·국민 교류 등 모든 중요한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나.

△양자뿐 아니라 다자간 메커니즘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포괄적 전략적 협력 정신에 따라 서로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이는 그간 양국 관계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잘 발전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양국 관계를 더욱 촉진하려는 양국 지도자의 비전을 보여준다. 한국과 베트남은 이미 두 차례 관계를 격상했으며, 한 차례 격상 때마다 양측은 관계를 더욱 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한국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단순히 사드 문제뿐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베트남 인구는 약 1억 명으로 시장 규모가 크고 노동 인력이 풍부하다. 특히 베트남의 노동력은 아직 중국보다 저렴하다. 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수용적 태도를 보인다. 베트남은 한국 등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풍부한 네트워크도 장점이다. 베트남에서 생산된 상품들이 전 세계 많은 시장에 쉽게 공급될 수 있도록 총 15개 FTA를 양자 또는 다자 간에 체결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 스마트폰·태블릿PC 생산 공장이 베트남에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한국 시장의 2배 규모인 베트남 시장뿐 아니라 미국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들에 수출한다.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문화적 공통점도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사업을 진출하는 사람들은 다른 국가보다 편안함과 동질성을 느낄 수 있다. 양국은 녹색 경제, 디지털 경제 등 신규 사업 분야에 관심이 있고 공급망 안정화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다. 예컨대 베트남은 한국이 앞서 있는 금융 기술과 관리적 차원에서 노하우를 얻고자 한다. 반대로 한국은 노동 인력이나 시장 규모, 천연자원을 베트남에서 확보하고자 한다. 또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은 한국에 없는 열대 과일 등을 생산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양국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이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반도체 등 관련 장비와 부품은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한다. 이로 인해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도 불거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좀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뀐 것 같다. 우선 무역수지 불균형 격차가 과거보다 상당히 줄었고, 베트남이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장벽도 많이 낮아졌다.

현재 우리가 우선하는 것은 한국으로부터 ‘기술 이전’하는 것이다. 기술 이전이 많이 이뤄질수록 베트남이 역량을 더 갖추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생산력도 개선되고, 한국 수입에 의존하는 비율도 줄어 불균형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 과거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무역수지 불균형이 있었다고 하는데, 한국의 경제가 개발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런 문제가 없어지지 않았나.

-베트남의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외교 정책에 대해 소개해달라.

△베트남은 적대국이 없는 ‘모두의 우방국’을 모토로 하고 있다. 동시에 ‘국익을 위해’라는 목표로 외교 전략을 펴고 있다. 모두에게 우방국이면서 국익을 따르려면 우선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우선적으로 여기는 관계에는 한국이 포함된다. 지난 2020년 기준 베트남은 한국의 제3위 수출 상대국이고, 한국은 베트남의 제4위 수출 상대국이다. 또 국제 사회에서 중간 국가인 한국과 베트남은 국제법에 기반한 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대아세안 외교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 정부는 아세안이 한국 정부가 수립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아세안과의 관계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모든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를 바란다. 이는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이 기대하는 정책 동향이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 전기차 등 새 분야에서 협력 여지를 더 많이 확보할 것으로 믿는다. 아세안 국가와 한국 사이에는 도전보다 기회가 더 많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으나 성과가 없었다.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는 베트남의 중요한 협력자가 많다. 그래서 동북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베트남의 이익과도 관련이 깊다. 베트남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력 의지를 지지한다. 우리는 이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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