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명품 향수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작은 사치를 일컫는 ‘스몰 럭셔리’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등 선물 수요가 많은 연말·연시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 신세계 강남점 1층 명품 향수 매장. (사진=백주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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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 뷰티는 이번 달부터 미드나이트 저니와 윈저토닉 등 시그니처 라인 제품 가격을 35만2000원에서 37만3000원으로 6% 인상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도 이번 달 프리미엄 라인 알케미스트 가든 오 드 퍼퓸 100㎖ 가격을 기존 46만5000원에서 51만2000원으로 10.1% 올렸고, 매그놀리아 100㎖ 가격을 기존 24만3000원에서 26만4000원으로 8.6% 올렸다.
프랑스 명품 향수 브랜드 트루동은 내년 클래식 라인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할 예정이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트루동 듀 오 드 퍼퓸 100㎖의 경우 33만원에서 36~38만원으로 대략 8~15% 가격이 뛰는 셈이다.
명품 뷰티 브랜드의 잇단 가격 인상은 크리스마스 등 선물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가방, 의류 등 고가 명품 수요는 줄었지만 스몰 럭셔리를 대표하는 향수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에 따르면 이번 달 온라인 향수 카테고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해외 유명 향수 수입을 늘리고 있다.
LF(093050)는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를 통해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소라 도라’를 8일 국내 론칭했다. 1900년대 포르투갈 이민자 앙투안 소라 도라의 이름을 딴 ‘소라 도라’는 4대 가문에 걸쳐 명망 있는 향수 브랜드로 성장한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꾸레쥬의 향수라인 독점 판매를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향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딥티크와 산타마리아노벨라, 바이레도 등 모두 12개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5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향수 시장은 2019년 6000억원대로 4년 만에 20% 성장했다. 업계는 2025년 시장 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