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적 사이트에 따른 피해는 웹툰 플랫폼들도 마찬가지다. 서비스한 지 2시간도 안 돼 무료로 풀리는 해적사이트때문에 연말까지 26개 국내 웹툰 사이트 중 절반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정부가 해적판 사이트 긴급 대책을 발표하고 통신사가 정부 방침에 따른 일본과 차이가 난다.
일본 정부는 콘텐츠 산업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저작권 보호에 나서는데 우리 정부는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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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지적재산전략본부·범죄 대책 각료 회의를 통해 해적판 사이트 긴급 대책안을 발표했다.
‘망가무라’, ‘애니튜브’, ‘미오미오’ 등 세 개의 사이트를 거론하며 콘텐츠 비즈니스의 기반을 붕괴하고 막대한 피해를 주는 해적판 사이트에 대해 블로킹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나서자 일본 통신사도 화답했다. NTT그룹이 망가무라 및 정부가 블로킹 대상으로 지정한 사이트에 대한 블로킹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애니튜브와 미오미오 역시 현재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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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은 한국정부…해적 사이트 잡을 ‘저작권법 개정안’은 법사위에 계류
그러나 한국 정부는 소극적이다. 지난해 해외 ISP에 대응해 웹툰 해적사이트 33개(저작권 침해 사이트 72개)를 삭제했지만, 해적들은 여전히 웹툰 도둑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이로 인한 손실을 3000억 원 대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웹툰 시장 1차 매출액이 4283억 원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지난해 웹툰 해적사이트를 적시 차단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사위에 계류된 처지다. 국회를 통과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신속하게 해적사이트 블로킹을 할 수 있지만 ‘검열’아니냐는 시민단체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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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오픈넷은 특정사이트 차단은 기본권 침해라고 반대하지만 피해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우리가 요청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소위에서 처리하는데 방심위는 연간 60만 건을 심의해 요청해도 2주가 걸린다. 이를 문체부가 직접 맡아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도 인터넷 프로바이더 협회 등은 국민의 통신비밀을 희생시킨다며 블로킹 조치를 반대했지만, 일본 정부는 악질적인 해적판 사이트에 대한 법·제도가 정비되기까지의 긴급조치라며 위법행위가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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