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영웅이 필요한 시기

  • 등록 2004-06-09 오전 8:22:55

    수정 2004-06-09 오전 8:22:55

[edaily] 지난 주까지 한바탕 소동을 피우던 국제금융시장이 이번 주 들어서는 매우 조용한 모습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설, 급등하는 석유가격의 공포, 중국의 과열경제 우려에 따른 긴축시사에 국제적인 테러위협까지 겹치며 전 세계의 외환, 채권, 주식, 석유, 귀금속 등 모든 시장을 뒤죽박죽으로 이끌어 가더니 갑자기 이번 주에 들어서며 마치 시장이 정지된 듯한 느낌마저 갖게 합니다. 미국의 금리는 예상대로 오를 것이고, 석유가격은 OPEC의 증산 발표를 믿어주며 40달러 선을 아래로 돌고 있고, 그런 시장의 안정은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안정적 하향곡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오늘 그린스펀 의장의 말대로 그다지 우려되지는 않는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수준에서 단기금리는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이미 시장은 반영하고 있습니다. 1958년 이래 최저수준인 1%의 Fed금리를 이제 언제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6월 29-30일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0.25% 정도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장기금리는 그래선지 지난 2주간의 조정을 마치고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에선 지난 주말에 있었던 작은 사건이 주는 의미를 자꾸 키워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살만큼 살다가 알츠하이머병으로 본인의 존재조차도 망각한지 오래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죽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영웅의 존재에 목말라하던 미국으로서는 이제 레이건 전 대통령이라도 영웅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선지 오랜만에 국장(國葬)절차가 진행되고 이번 금요일 장례일엔 주요 금융시장은 모두 휴장을 하게 된답니다. 한참 어려워지는 경제 와중에 어정쩡한 배우출신의 레이건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재선하며 미국의 힘을 끌어올렸던 공헌을 되새김하는 자리를 만들며 다시금 영웅주의의 불길을 피워 올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냉전의 와중에서 ‘힘에 의한 위대한 미국’의 기치를 내걸고 무너져가는 자본주의의 이론적 허점을 과감히 수정한 신자유주의 경제이론을 구현한 공급중시경제학이란 일명 ‘레이거노믹스’의 수행이 아마도 가장 큰 공헌이 될 것입니다. 오늘 스노우 재무장관이 언급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환경에서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정책으로 (석유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OPEC에 대한 설득노력과 함께) 여전히 항구적인 감세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거나 재정적자를 확대시키지 않겠다는 내용 모두 레이거노믹스를 근원지로 하고 있는 경제정책이란 것을 보면 레이건 대통령의 영향이 얼마나 지속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미 70년대부터 자본주의의 사생아처럼 나타난 스태그플레이션의 문제를 풀기 위해 경제학의 경전처럼 여기던 케인지언의 ‘큰 정부론’에서 탈피해 자유주의 시장을 옹호하고 정부의 역할을 줄여나가며 과감한 감세정책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욕과 기업가 정신을 살려나갔습니다. 또 개인의 소비지출을 유도하고 투자와 고용을 연계한 시장의 확대를 통한 경제회생을 위하여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자유주의 경제의 이념을 실행하고 정부지출의 축소와 일시적인 재정적자의 확대 등 통화확대를 통한 저 인플레이션의 달성하려는 공급중시 순환경제이론을 추진했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미국경제는 저인플레이션하에서의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무난히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오랜 동안 경제학의 화두였던 ‘가격안정’과 ‘성장’이란 문제를 해결한 것이지요. 최고 70%에 이르던 개인소득세율을 28%로, 법인세율 역시 48%에서 34%로 과감히 삭감하고 각종 규제 속에서 오히려 암처럼 퍼져가던 금융, 전신, 정유, 가스, 운송업종들의 정부역할에 대한 직간접 항의와 분규를 반대처방인 규제완화를 통해 해결하고 이들 분야의 비약적인 자유주의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지요. 이른바 신경제이론의 모태가 된 것입니다. 아마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시장에서 자본주의 정신의 실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세를 통한 이윤창출 동기를 자극하여 기업가 의식을 되살리고 투자확대를 통한 성장과 고용확대는 소비를 부추기며 시장의 자율조정기능을 되살려 가격안정과 배분문제를 해결하였다는 것입니다. 자유시장의 복원이랄까요? 정부의 역할을 줄이면서도 궁극적으로 개인들의 복지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미국의 엄청난 쌍둥이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늘 문제가 되며, 5.6%의 실업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자본주의의 최전선에서 안정과 성장을 달성해가는 미국의 저력은 레이건정부의 과감한 궤도수정과 강력한 리더십에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유능한 참모를 확보하여 의견을 듣고 인재를 등용한 것이 결코 유능한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레이건에 의해 중용된 그린스펀 의장이 여태까지 통화정책의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영향이겠지요. 어쨌든 영웅이 필요한 시점에 서서히 영웅으로 되살아나는 레이건 전대통령을 바라보며 이러저러한 상념에 젖습니다. 그의 경제정책 수행과정이 부럽고 그것이 타산지석이 되어 우리나라에도 분배와 성장이란 이념대결이 아닌 안정과 성장이란 경제토대가 쌓여졌으면 하는 기대가 간절합니다. (산업은행 런던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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