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평용(60) 유진테크(084370) 대표는 22일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반도체장비를 활발히 공급하며 기술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검증받았다”며 “이젠 해외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반도체장비회사로 도약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장비 ‘강자’…美·日업체와 어깨 나란히=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연구개발(R&D)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엄 대표가 브룩스오토메이션 등을 거쳐 2000년 창업한 유진테크는 현재 저압화학증착장비(LP CVD)와 플라즈마트리트먼트 등 반도체장비 2종에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장비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유진테크는 지난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411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3년 만에 1000억원대 실적을 회복했다. 지금은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회사를 키워냈지만 엄 대표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창업한 후 3년여 동안 실적이 없어 임직원들이 고생해야만 했다. 2003년 하반기에는 3개월 동안 직원들에 월급을 절반밖에 지급하지 못했던 힘든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보릿고개’를 무사히 넘기고 2004년 초부터 SK하이닉스에 저압화학증착장비를 공급하며 회사가 성장기에 돌입할 수 있었다.”
유진테크는 SK하이닉스와 활발히 거래하면서 2006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삼성전자와도 2008년부터 저압화학증착장비 거래를 시작하면서 회사 규모를 한 단계 더 키울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회사 매출액은 2009년 488억원과 2010년 939억원, 2011년 1308억원, 2012년 1683억원 등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유진테크는 호법사업장을 최대한 가동하면 연매출 3000억원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제조라인을 증설할 경우 연매출 1조원까지도 달성이 가능하다. 이 외에 미국 아이다호와 중국 우시 등에 영업을 위한 법인을 두고 현지 업체들에 대한 근접지원도 하고 있다.
◇‘칭기즈칸’ 방식 리더십 추구= 올해 환갑을 맞은 엄 대표는 ‘칭기즈칸’ 방식의 리더십을 추구한다. 칭기즈칸이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가진 몽골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공정한 분배 △속도 정치 △기술 중시 등으로 요약된다.
엄 대표는 또 기술을 중시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그는 “임직원 가운데 엔지니어 비중이 70%에 달한다. 심지어 반도체장비를 생산하는 인력들도 공대 출신 엔지니어들이다. 글로벌 장비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하기 위해 철저히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엄 대표의 눈은 해외로 향해 있다. 엄 대표는 “올 하반기 중 해외 유수 반도체 업체에 저압화학증착장비를 공급하는 등 글로벌시장 진출에 나서 올해 매출액 중 1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일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제조에 쓰이는 장비도 상용화하는 등 거래처와 제품군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도체 장비에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한 유진테크는 전자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 회사는 ‘유진테크 머티리얼즈’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특수가스인 ‘전구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진테크 머티리얼즈는 수원 영통 및 충북 진천 등에 거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