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도 '초기업 노조' 통합 작업 시동···"조합원 90% 찬성"

삼성화재 투표 참여 조합원 10명 중 9명 '통합노조 찬성'
전자·화재 2개 계열사 '통과'···삼성그룹노조 결성 '청신호'
업계 "기존노조와 '차별성 확보·갈등 봉합'은 여전한 과제"
  • 등록 2024-01-03 오전 6:00:00

    수정 2024-01-03 오전 6:00:00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 노동조합들이 모여 ‘통합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 내 과반수 노조인 삼성화재 리본노동조합도 ‘초(超)기업 노조’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에 이어 삼성화재 리본노조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삼성 통합노조 출범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업계는 이들이 ‘MZ노조’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끌지만 기존 노조와의 차별성 확보·갈등 봉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2일 보험업계 및 삼성화재 리본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2월 28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초기업 노조 가입(조직형태 규약 변경)’ 찬반 투표 결과가 찬성 90%로 가결됐다. 선거인 총 3400명 중 약 70%가 참여했다. 홍광흠 삼성화재 리본노조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필증은 이미 받은 상황이다”며 “그룹 공통의 문제는 함께 고민하되 계열사간 실정에 맞는 협상을 진행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통합 노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찬반투표는 삼성 계열사의 ‘초기업 노조’ 설립의 시발점이다. 현재 삼성 초기업 노조 설립 추진에 참여하는 노조의 합산 조합원 수는 약 1만 3000명에 달한다. 현재 삼성 관계사 노조 중 최대인 전국 삼성전자 노조(9000여명)보다 약 4000명이 더 많다. 참여 계열사 중 금융 계열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조합원 규모로 보면 삼성전자 DX노조(6000여명)에 이어 삼성화재 리본노조(3400여명)가 두 번째로 크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2000여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1600여명) 순이다.

초기업 노조란 일반 기업체 근로자들이 통상 가입하는 개별기업 노조와 달리 기업 또는 사업장 단위를 초과해 지역·산업 등을 단위로 조직한 노조를 말한다. 삼성 관계사 노조들이 연대 형태가 아닌 통합한 노조 설립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앞서 삼성전자 DX노조는 이미 임시총회를 열고 초기업노조 가입을 위한 찬반 투표를 해 높은 찬성률로 통합노조 안건이 가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도 조합원 투표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도 해당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가 설립되면 대한민국 내 가장 큰 규모의 그룹에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새로운 노조가 탄생하는 셈이다. 예컨대 삼성 통합 노조 안에 ‘삼성화재 리본지부(가명)’, ‘삼성전자 DX지부(가명)’가 생기는 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이 모두 ‘MZ노조’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기존 노조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며 만들어진 MZ노조는 국내에서 빠르게 세를 확장하며 기존 노조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2021년 3월에 조직된 리본노조 역시 2030 사무직이 주축이다. DX노조·열린노조도 MZ노조로 불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통합노조 탄생이 단순 ‘협상력’ 끌어올리기 전략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법에서는 노조가 통합하더라도 교섭은 계열사별로 진행해야 한다. 국내 기업 노조 관계자는 “몇 개의 노조가 하나의 노조로 통합하더라도 교섭권은 나뉘어져 있다”며 “상급 단체가 생기는 옥상옥 구조가 하나 더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리본노조가 지부 형태로 통합되더라도 기존 노조이자 제2노조인 삼성화재노조와의 대립 구조 문제도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법원이 설립무효확인소송 등에서 리본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정당성 논란은 사그라졌지만 삼성화재노조와 임·단협권을 두고 꽤 오랜 시간 다퉈온 데다 지난해 임협 과정의 의견 반영 문제로 노조 간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은 상태다.

(사진=삼성화재)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찍 하트
  • '곰신' 김연아, 표정 3단계
  • 칸의 여신
  • 스트레칭 필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