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심사방식 바꿔도 시세 60~70%…'로또청약' 못막는다

HUG, 심사방식 개정 후 한달 동안 18곳 보증심사
‘힐스테이트 만촌역’, ‘두산동 호반써밋’ 시세 60~70%
‘주변 시세 최대 90%’ 심사방식 바꿨는데…
“비교사업장 분양가 턱없이 낮았던 탓”
  • 등록 2021-03-29 오전 6:00:00

    수정 2021-03-29 오전 6:00:00

서울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예비 청약자들 아파트 배치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만촌역’ 아파트는 3.3㎡당 평균 2454만원으로 분양가격이 정해졌다. 이는 주변 시세의 60% 수준이다. 인근 ‘e편한세상범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최근 실거래가격은 9억5000만원으로 3.3㎡당 3732만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에도 주택분양가는 여전히 주변 시세의 60~70%에 불과해 시세차익을 노린 ‘로또청약’을 막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낮은 분양가에 실망한 조합…분양 지연되나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HUG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HUG는 심사제도 변경 후 한 달여 간 전국 18곳 사업장의 아파트분양보증 심사를 벌였다. 경기와 대구 각 6곳, 인천과 광주 각 2곳, 대전과 부산 1곳 등이다.

대구 수성구에서 호반건설이 짓는 ‘두산동 호반써밋’은 3.3㎡당 2184만원 아래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접한 수성SK리더스뷰의 최근 실거래가격(전용 154㎡, 12억4300만원)이 3.3㎡당 2700만원대임을 고려하면 70%가 채 안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두산동 호반써밋의 분양가격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며 “HUG는 보증서를 발급할 수 있는 분양가 상한을 제시했고, 이 안에서 지자체와 조합, 시공사간 협의를 벌여 최종 분양가격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기존보다는 올랐지만 시세와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 경기도 안양 덕현지구주택재개발조합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재심사를 통해 덕현지구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2262만원으로 통지 받았다. DL이엔씨와 코오롱글로벌이 함께 짓는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철거 및 착공에 들어갔지만, HUG에서 일반분양가 3.3㎡당 1810만원을 제시하면서 조합이 반발해 분양이 지연됐다. 이달 다시 벌인 심사로 HUG가 3.3㎡당 400만원 정도를 올렸지만 조합은 실망스럽단 분위기다.

분양업체 한 관계자는 “당초 조합에선 평당 2410만원 수준을 원했는데 HUG에서 턱없이 낮은 분양가를 제시해 후분양까지 고려했던 곳”이라며 “심사 개선으로 오르긴 했지만 조합 기대치나 주변 시세엔 못 미쳐서 선분양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분양가통제 오랜관행…로또청약 못막아”

심사방식을 바꿨음에도 분양가격이 여전히 시세 80%에도 못 미치는 이유는 뭘까.

HUG는 기존엔 주변 시세의 최대 105%가 넘지 못하게 통제해왔다. 지금은 인근 분양사업장과 준공사업장을 하나씩 골라 그 분양가격에 지역 주택가격변동률을 곱한 뒤 둘 중 높은 가격을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으로 매긴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먼저 “주택가격변동률을 곱할 때 KB국민은행이 아닌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적용하기 때문에 집값이 올랐더라도 시장 체감보다 낮은 상승률이 곱해진다”고 짚었다. 이어 “분양사업장은 최근에 ‘105% 상한’을 적용받은 분양가격이라 여기에 시세변동률을 곱해도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오래 전 준공한 아파트면 분양가격이 더 낮았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분양가격이 크게 오르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HUG에서 오랫동안 분양가를 통제해 왔기 때문에 심사기준을 바꿔도 분양가 상승이 괄목할 수준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대로면 한동안은 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한 ‘로또분양’에 따른 청약 과열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UG 관계자는 “제도 개선 초기라 분양가 상승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며 “분양가가 시세에 크게 못 미치는 지역은 합리적 수준으로 산정되고 시세보다 과대 산정된 지역은 과열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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