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거시경제 전망– 성장속도 둔화될 듯

  • 등록 2000-07-01 오후 7:24:16

    수정 2000-07-01 오후 7:24:16

올 상반기에도 우리경제는 11% 수준의 고성장을 지속했다. 내수소비의 활기가 이어진 가운데 수출과 투자도 큰 폭으로 증가, 성장을 견인했다. 한 동안 과열, 과속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차츰 성장속도가 둔화되며 안정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기술적 반등요인이 차츰 소멸,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수렴돼 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성장과 유가폭등이란 악재 속에서도 물가 역시 상반기중 1.5% 상승하는데 그치는 기록적인 안정세를 나타냈다. 소비와 투자가 활발하긴 했으나 여전히 공급능력이 총수요를 웃돈다는 분석이다. 다만 6월중에는 월간상승률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물가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상수지는 상반기중 많은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다. 수출이 상당한 활기를 띠었지만 국제유가 폭등이라는 악재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중 무역흑자(통관기준) 규모는 43억5200만 달러로 지난해의 37% 수준에 그쳤다. 다만 5월과 6월 들어 수지개선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정부 및 각 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올 하반기중 우리 경제는 6%대의 성장속에서 물가는 3% 상승, 경상수지는 60억 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보다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는 오름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유가 및 미국경기도 안정된다는 전제가 제시됐다. ◆성장률 = 하반기중 6%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경기상승 추세는 유지하되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민간소비의 둔화추세가 완연해지는 가운데 투자 역시 상반기보다는 증가세가 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민간소비증가율이 상반기 10.6%에서 하반기에는 5.5%로, 고정투자는 상반기 18.7%에서 하반기에는 12.2%로 각각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반기의 성장은 소비와 투자보다는 수출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세계경기의 호황과 정보통신 부문 호조에 힘입어 수출은 하반기에도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의 성장둔화를 놓고 일부에서는 경기후퇴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속도조절 국면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삼성경제연구원의 홍순영 수석연구원은 “제조업가동률이 경기정점시의 84% 수준에 크게 못 미쳐 추가상승 여력이 있고, 재고율도 5월중 74% 수준으로 97년 12월의 114%에 비하면 크게 낮아 적정재고 확보를 위한 생산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LG경제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10개월째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 하반기중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이희수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은 이에 대해 “과속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통상 경기순환 사이클이 3년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98년 3분기 이후의 상승세가 꺾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 정부 및 연구기관들 사이에 다소 이견이 있는 부분이다. 정부는 하반기중 60∼80억 달러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으나, 삼성경제연구소는 42억 달러, 현대경제연구원은 54억 달러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다만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중 수지 개선이 낙관적”이라며 66억 달러의 흑자를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원화 가치가 절상돼 가는 가운데 설비투자 증가세와 수출호조에 따른 원자재 수입 증가 등으로 인해 수입 급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지개선의 한계를 지적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경기상승 속도가 둔화되는데다 원유가격도 현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낙관전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견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통상적으로 수지가 급격히 개선되는 패턴을 보여왔던 점, 최근 수출의 활기가 더해지는 가운데 수입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강조되며 정부 전망치에 대한 의구심은 다소 누그러드는 모습이다. ◆물가 =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으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는 하반기중 2∼3%의 상승률을 예상했고, 현대는 3.2%, 삼성은 3.3%, LG는 2.8%의 상승률을 각각 전망했다. 1.5%의 상승률을 보인 상반기보다는 물가상승 폭이 클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수요측면보다는 비용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분기를 기준으로 잠재생산능력의 5% 수준의 디플레 갭이 존재한다”며 “초과수요 압력이 아직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비용측면에서는 지속되는 고유가, 원자재값 강세, 임금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 인플레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풍수해, 추석 등 만만찮은 불안 요인들이 대기중이다. 다만 환율의 하향 안정화, 유통구조 혁신, 정부의 확고한 물가안정 의지 등이 물가압력을 상당부분 커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변수 및 정책적 시사점 = 구조조정의 연내 완료 및 금융시장의 안정여부가 최대변수로 꼽히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유가의 추가상승과 미국경기의 급랭 및 증시급락 가능성도 빼 놓을 수 없는 변수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준일 거시경제팀장은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외변수에 대한 적기 적응력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불안과 자금경색을 해소하는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30조∼40조원 규모 추가 공적자금 적기에 과감히 투입 △금융기관 합병 등 정리계획 조기확정 실행 등을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단기금리 인상으로 총수요를 관리할 경우 과도한 경기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재정도 무리하게 긴축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수출확대를 위해 환율 안정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금융불안에 대한 대응은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안정 같은 거시정책보다는 개별 부문에 대한 미시적인 부실정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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