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집' 노래가 흐르던 그날

공무원들 점심시간 이용해 이웃 사랑 실천
  • 등록 2012-07-21 오전 9:45:16

    수정 2012-07-21 오전 9:45:16

[의왕=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사랑했던 마음도 미워했던 마음도 허공 속에 묻어야 만될 슬픈 옛이야기. 스쳐버린 그날들 잊어야 할 그날들 허공 속에 묻힐 그날들”(가수 조용필씨의 노래 ‘허공’)

20일 정오 경기 의왕 학의동 마리아집을 찾은 환경부 자원봉사단이 할머니들과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20일 정오. 경기 의왕 학의동 ‘마리아의 집’에는 오늘도 노래가 흘렀다. 오랜만에 만난 기념이라며 ‘마리아의 집’ 가수로 통하는 김세실리아(71)씨를 조르자 그녀는 ‘허공’부터 ‘울고 넘는 박달재’까지 구성진 노랫가락을 풀어냈다. 이번에는 맞은편에 앉았던 김테레사(72)씨에게 노래 바통이 넘어갔다. 연방 ‘앙코르’ 요청을 받은 이들은 어느새 할머니에서 소녀로 돌아간듯 했다.

마리아의 집은 노인요양원으로 10여명의 무의탁 노인들에게 안식처가 되고 있다. 71세부터 89세까지 고령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얼마 전까지 15명에 이르렀던 할머니들은 현재 8명으로 줄었다.

김안나(85)씨는 “이틀 밤만 같이 지내도 친해지는데 우리는 벌써 9년을 한지붕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친해지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그래도 밀려드는 적적함은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날 환경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8명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웃음을 나눴다. 김테레사씨는 “누군가가 찾아준다는 것은 큰 행복”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반짝거리는 진귀한 선물은 아니지만, 찾는 이가 없는 외로운 이들에게는 이런 작은 만남이 반가움과 소중함으로 다가오는듯 했다.

벌써 7년째 이곳을 찾고 있는 나기정 환경부 사무관은 “점심값 1만원으로 이렇게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겠나”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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