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를 디자인하라'...사무가구업체 '고급화', '맞춤형'으로 재무장

퍼시스 "공간컨설팅 활용 맞춤형 사무가구 공급"
코아스 "IT도입한 실험실용 가구로 업무 특성 살려"
전문화와 맞춤 서비스로 사무용가구도 변화바람
글로벌 업체 국내 진출 초읽기...국내 시장 2조원 성장 기대
  • 등록 2016-04-01 오전 7:00:00

    수정 2016-04-01 오전 8:08:47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경기도 김포 용화사 내 위치한 보리수 요양병원에서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가구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 병원은 국내 최초로 사찰 내에 지어진 요양병원이다. 그런만큼 환자에게 안정감을 주면서도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해 플라스틱 재질의 가구를 되도록 배제했다.

이 병원에 공간 컨설팅을 제안한 문신원 퍼시스 오피스컨설턴트(OC)는 “대부분이 목재로 짜여진 사찰의 특성 상 기존 공간과 어울리는 가구와 마감재를 쓰는 것이 핵심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기존 요양병원에 사용하던 흰색과 회색 계열의 가구보다는 사찰의 목재와 어울리는 가구를 우선 선택했다.

퍼시스는 요양병원이 지어지는 1년여간 인테리어 시공사와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기존 시장에 납품하지 않던 색상의 제품군을 맞춤 제작해 병실 공간을 꾸몄다. 그녀는 “보리수 요양병원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마감재를 사용해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각 실의 구조가 상이한 VIP실의 면적과 구조에 맞춰 채광을 고려한 인테리어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 사무용 가구 업체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무실 내 칸막이를 치는 등 천편일률적인 공간 구성에서 벗어나 업무 특성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로 신규 수요창출에 나서고 있다. 병원·실험실·연구소 등 업무 특성에 맞는 특성화 가구의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일반 가구시장의 규모가 급증한 것처럼 사무용 가구시장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퍼시스의 오피스컨설턴트(OC)가 구성한 보리수 요양병원 병실의 모습. 사찰 내 지어진 보리수 요양병원의 가구 들은 사찰의 특성을 반영해 플라스틱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사진=퍼시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매 판매액은 5조112억원으로 전년(4조6920억원) 대비 6.8%가 증가했다. 도매 시장을 포함한 전체 가구 시장의 규모는 2012년 10조원에서 올해 12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반면 사무 가구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원~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체 가구 시장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틸케이스, 허먼밀러와 같은 글로벌 사무 가구 업체들까지 국내서 열리는 각종 품평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 정도의 경제 수준이라면 사무용 가구 시장의 규모가 적어도 2조원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만큼 시장확대를 기대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조만간 국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무용 가구 시장의 절반 가량은 비브랜드 가구가 차지한다. 브랜드 사무가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퍼시스(016800) 시장점유율도 비브랜드 가구를 모두 포함할 경우 20% 남짓에 불과할 정도다. 한샘(009240)이나 현대리바트(079430)와 같은 종합가구업체들이 사무 가구 시장에 진출하는 것 역시 여전히 시장 확대 여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종합 가구업체들에 대응해 발빠르게 특화된 서비스 강화에 나선 퍼시스는 지난해 매출 2436억원을 거두며 전년(2199억원) 대비 10% 증가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비해 다소 대응이 늦었던 코아스(071950)의 지난해 매출은 965억원으로 전년(988억원) 대비 다소 꺾였다.

(자료=금융감독원)
퍼시스는 이미 2010년 별도의 병원 가구 브랜드인 ‘퍼시스케어’를 출범하며 특화된 시장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별도의 1인 유통 조직이자 공간 컨설턴트인 OC를 꾸준히 육성해 컨설팅-구매-시공-사후관리 전반을 관리하는 추세다. 퍼시스의 OC 인력은 현재 52명, 올 초에도 7명의 OC를 선발해 컨설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퍼시스 관계자는 “공간 특성에 맞는 사무 가구 배치를 원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OC를 통한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량이 늘었다”고 전했다.

코아스 역시 병원용 가구와 실험실용 가구군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코아스는 지난해 독일 발트너와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실험실용 가구 ‘스칼라’ 시리즈를 선보였다. IT 기술을 가구에 적용해 각종 실험 장비를 가구와 중앙 제어 시스템을 통해 작동시키는 것은 물론 배기 시설의 개폐, 온도 및 습도 조절 등을 가능하도록 했다. 코아스 관계자는 “배선과 급수 등이 일체형으로 설계된 일반적인 실험실 가구와는 달리 모든 가구를 모듈(module) 형태로 구성해 실험 형태에 따라 배치를 달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최근에는 CJ 등 대기업의 실험실을 시작으로 각종 실험실에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에는 병원용 가구 전문 브랜드인 ‘코아스 헬스케어’도 선보였다.

전문 사무가구 업체의 당면 과제는 결국 글로벌 업체의 공세를 이겨내 살아남는 것이다. 가구 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들이 저가형 제품 등을 필두로 사무 가구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진짜 경쟁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새롭게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일 외국계 기업들”이라며 “늦어도 5년 안에 사무가구 시장도 2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가형 제품으로 비브랜드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국내 시장의 특성을 살린 고급 맞춤형 사무가구들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아스의 실험실용 가구 스칼라를 적용한 실험실 전경. 코아스는 독일의 실험실 시스템 회사 발트너와 업무 제휴를 체결해 전문 실험실 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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