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계속된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기 안성시와 충북 충주시, 강원 철원군 등 7개 지자체가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데 이어 그제와 어제도 남부와 중부 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여기저기 피해가 속출했다. 섬진강 범람으로 근처의 여러 지역이 물에 잠겼고, 전국 곳곳에서 도로 유실과 침수 및 산사태가 잇따랐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이어서 내일부터는 영남과 제주도 지방이 다시 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이번 호우의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계한 전국 사망·실종자만 해도 벌써 50명 가까이 이른다. 이재민 가구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인명과 재산은 물론 농작물과 사회기반 시설 등에도 엄청난 재앙이 닥친 것이다. 지역 기반의 산업활동이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말해준다.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의 확산으로 나라 경제가 어려움에 빠진 국면에서 또 하나의 예기치 못한 시련을 겪게 된 셈이다.
자연재해를 완벽히 대비하고 막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피해를 줄이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철저한 준비와 감시 활동을 통한 선제 대응으로 인명·재산상의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관계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소홀한 대책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뒷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지혜와 역량을 한 데 모을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의 협조도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재민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지원의 손길이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피해조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신속한 지원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장기간의 폭우로 피해 지역이 늘어난 데다 수해 가구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강도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마을과 논밭이 흙탕물에 잠긴 모습을 바라보며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이재민들이 한시라도 빨리 일어설 수 있도록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우리 모두의 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