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제 경고에도…은행 고배당 잔치(종합)

KB금융·신한지주 배당금 20% 이상 늘려
하나금융·우리·기은도 배당확대 기대
주주가치 제고 트렌드…고배당 우려 시각도 나와
  • 등록 2017-02-16 오전 6:00:00

    수정 2017-02-16 오전 6:00: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이 작년 호실적을 내면서 주주에게도 통 큰 배당에 나섰다. 투자자 신뢰 회복과 주주가치 극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권도 이 같은 흐름에 순응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같은 고배당 정책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은행권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배당잔치를 벌이기보다 사내유보를 통해 자산건전성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산 마친 은행권, 배당 확대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작년 실적을 결산하고 주주에게 주당 12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전년 배당액 980원에 비해 28% 가량 늘린 것이다. 총 배당규모는 4980억원으로 전년대비 1200억원 가량 증액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2016년 결산 배당을 주당 1450원으로 정해 전년 1200원에 비해 20.8% 늘렸다. 총 배당액도 6876억원으로 1190억원 가량 확대됐다.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배당성향도 높아졌다. KB금융지주는 21.9%에서 22.7%로, 신한지주는 보통주 기준 23.3%에서 24.3%로 상승했다. 그만큼 수익에서 배당금을 더 떼어줬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은 작년 실적에 대한 배당액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실적이 좋았던 만큼 대체로 늘릴 것이란 전망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작년 중간배당도 주당 250원으로 전년 150원에 비해 확대한 만큼 결산배당 역시 전년 500원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그 이상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2015년 배당성향 20.2%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올해에는 700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실시한 중간배당 250원을 포함하면 연간 950원 가량을 배당하는 셈이다.

작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에 대해서도 배당확대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다. 과점주주 체제로 전환한 만큼 배당수익이나 자사주 매입 등과 같은 주주가치 제고정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IBK기업은행의 결산배당은 2015년 주당 450원에서 2016년 500~550원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의 주요 주주인 정부는 매년 기업은행에 대한 배당성향 목표를 올려잡고 있다.

주주친화책은 트렌드…과도하다 우려도 나와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배당액을 늘린 것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대체로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만큼 일정부분 주주에게 배당을 통해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자와 금융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 KB금융의 지분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확대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고배당 잔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은행이 호실적을 내긴 했지만 비용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따른 효과가 상당했던 데다 앞으로 불확실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인한 은행권 경쟁 심화, 여전한 저금리 상황, 대출자산 증대 여력 감소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통해 적정수준의 자본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바젤Ⅲ 시행, 위험가중자산 규제 강화, IFRS9 도입 등 규제환경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외국인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69.46%에 달하고 신한지주와 KB금융도 외국인이 각각 67.82%, 63.03%를 보유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배당을 통해 외국인이 챙길 현금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은행도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은데 막상 배당을 확대하면 배당잔치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공공성을 감안해야 하는 은행의 특수성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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